문 대통령·김부겸 총리·정은경 청장 등 검찰에 고발
"의학적 고려 없는 행정명령…환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용인한 것"
정부 "치료 중단 아냐, 의료자원 소모 막고 인력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26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실 가동률 78.9% 달해

27일 고교생 유튜버 양대림 군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등 방역책임자들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박현주 기자 phj0325@

27일 고교생 유튜버 양대림 군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등 방역책임자들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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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한 고교생 유튜버가 문재인 대통령,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방역책임자들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210명에게 '증상 발현 후 20일'을 기점으로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전원·전실 행정명령을 내린 데 대한 반발이다.


27일 오후 2시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양대림 군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사유는 지난 20일 정부가 42개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장기 입원환자 210명에게 격리 병상에서 일반 병상으로 옮기라는 행정명령을 내려, 이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청 앞에 선 양군은 "피고발인들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집중적 치료와 관리를 받으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던 210명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들에게 행정명령을 통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전실시킴으로써 중환자실에서의 집중적 치료와 관리를 중단하도록 했다"고 운을 뗐다.

양군은 이어 "코로나19 중환자실 퇴실 명령을 받은 210명의 환자들 가운데 22명이 사망했다"며 "피고발인들은 22명의 환자들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의 죄책을, 그리고 나머지 사망하지 않은 188명의 환자들에 대해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죄의 죄책을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살인죄에 있어서 고의는 명백한 살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사망이라는 결과를 용인하는 어떤 내심의 의사가 인정된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앞서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원일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을 내고 "환자의 상태를 보고 병실이동 여부를 결정해야 할 사람은 의료진이라는 상식이 무시됐다"며 "탁상행정의 극치이고 어쩌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행정명령에 반발했다. 지난 20일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 부족 및 진료체계에 대한 성명'을 내고 "병원에서 중환자로 악화하는 환자, 응급 수술 후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 응급실로 내원하는 중환자 등 다양한 비(非)코로나19 중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심각하게 부족한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을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데 따른 윤리적 결정, 환자 및 보호자와의 소통 등의 문제를 중환자 진료에 전념하고 있는 일선 의료진에게 전가하는 것이며 추가적인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1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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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방역당국은 반박에 나섰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난 환자의 격리를 해제하고 일반치료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코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일이 경과하면 감염 전파력이 없기 때문에 격리치료에 소요되는 고도의 의료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일반 중환자실 또는 병실로 전원·전실 또는 퇴원 조치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이 여전히 격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격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정부는 이날 백브리핑을 통해서도 이번 행정명령은 중환자에 대한 치료 중단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중환자실은 격리 병실이니 인력이 2배 정도 더 소요돼서 의료자원 소모가 심하다. 일반 중환자실로 옮겨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목적"이라며 "(20일이 지나) 감염력이 소실된 환자를 계속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면 의료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격리해제 기준인 '증상 발현 후 20일'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러 왔다는 70대 김모씨(서울 동대문구)는 "방역은 과학이다. 과학적으로 다 계산이 된 거다. (정부 입장은) 병상이 모자란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뺄 사람은 빼고, (의료체계를) 잘 굴리자는 것"이라며 "어려운 시절에는 다같이 양보하고 도울 줄 알아야 한다. 모두 자기 편만 들어달라고 할 순 없다"며 정부의 행정명령에 찬성했다.


반면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서모씨는 "(정부 행정명령이) 너무한 것 같다. 생명이 위태로운 중환자를 퇴실시켜 버리면 그 사람들은 죽으라는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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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재 코로나19 중환자실 가동률은 포화상태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1356개 중 1070개가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78.9%다.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에서는 이보다 높은 83.6%에 달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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