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을씨년스런 ‘불금’ 이브 거리 … 두번째 ‘코로나 크리스마스’ 기도, “내년 성탄절은 자유롭게”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이상현 기자] 올해 만큼은 왁자지껄을 바랐다. 기대일뿐 코로나19 재확산과 변이 바이러스 창궐은 ‘불금’ 이브의 창원을 또 침묵 속에 가뒀다. 2번째 코로나 크리스마스이다.
성탄절과 연말 특수라는 말은 2년 전의 잊혀진 이야기같았다. 가게마다 손님과 흥정으로 밤을 보내야 할 오후 7시지만 상인들은 한숨이 더 익숙했다.
마산회원구 합성동도 마찬가지였다. 어깨를 부딪히는 발길에 차가 진입하기도 쉽지 않았던 곳이 변해 있었다.
코로나19 2년차 겨울이다. 가게에 손님은 드문드문 했다. 그나마 앉아있는 손님은 사장을 찾아온 친구나 가족인지도 모를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평일 오전 같네”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의 성탄 이브를 창원 중심상권 중 한 곳에서 보내고 있었다.
지하상가는 더 불편하게 우리를 맞이했다. 점포 임대를 안내하는 글이 곳곳에 붙어있었고 지상 거리보다 인적이 더 뜸했다. 다시 강해진 코로나 대책이 수많은 걸음에 빗장을 걸었다. 시민들은 만남으로 추구해왔던 모든 ‘흥’을 다 버린 듯하다.
전국 최대급 유흥지 중 하나로 이름난 성산구 상남동 거리도 한창 붐빌 시간을 잃었다. 행인과 도로 위 차들이 뒤엉켰던 밤 8시라는 시간을 시민의 기억에서 털어내는 데는 2년도 채 안걸렸다.
성탄절을 맞아 한껏 꾸며둔 상남 분수광장 빛 조명도 살짝 무안할 정도로 거리는 시민은 잃어버렸다. 구세군 종소리와 거리공연 만이 광장을 위로했다.
곧 자영업 상인들에겐 ‘저승사자’의 시간이 오고 있었다.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가 다가오자 잠깐이라도 사람 구경했던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었다.
하나 둘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시민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버스킹 열창이 메웠던 공간엔 불빛만 남았다.
그래도 성탄절은 파티 날이었다. 문구점과 종합생활용품점 등에 발길이 쏠렸다. 성탄절 선물과 분위기를 찾는 이들이 식당에서 다 못쓴 걸 탓이라도 하듯 돈을 꺼냈다. 제과점에도 케이크, 와인 등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
제과점을 방문한 20대 A 씨는 “예전 같으면 성탄절 분위기가 가득한 거리를 즐겼겠지만, 지금은 시간제한이 있다보니 안된다”며 “지인과 소규모 성탄절 파티를 열기 위해 제과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거리 곳곳에서 캐럴을 부르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던 이들도 ‘같은’ 밤을 보내고 있었다.
밤늦게까지 떠들썩하게 아기 예수의 생일잔치를 벌이다 축복의 노래와 메시지를 전하던 풍경도 사라졌다.
매년 연말이면 교회 외벽과 카페, 주차장 등을 반짝이는 조명으로 꾸며 인생 사진 장소를 선사했던 창원 명곡교회가 이번엔 조용했다.
교회도 춤과 노래, 연주와 연극 등으로 꾸며 왁자지껄하던 전야 예배를 취소했다. 성탄절 오전에만 조용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그마저도 줌이나 유튜브 등을 이용한 온라인 예배를 권한다. 교회 본당에 모인 교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확인과 좌석 거리두기 ‘의식’을 거쳐야만 한다.
마산 회성교회도 고요하다. 불 꺼진 교회당에 조명만 빛나고 있었다. 1년 중 가장 기쁜 날이지만 교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아픈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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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교회의 한 30대 성도는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축하할 수 없어 아쉽다”며 “이번에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져 모두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성탄절을 보내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lsh20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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