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지예의 선택, 확장이냐 소멸이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새시대 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 김한길 위원장과 영입 인사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페미니스트’ 신지예 씨가 국민의힘 대선 기구에 합류한 것을 두고 여성계가 혼돈에 휩싸였다. 그를 지지해오던 시민들도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이 이렇게 될 걸 신씨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 신씨에게선 여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읽힌다. 직업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직접 권력을 잡아야만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제3지대의 한계, 즉 결국 정권을 잡지 못하면 정책도 실현할 수 없다는 공허한 메아리 같은 현실을 여러 번 마주했을 것이다. 신씨는 21일 라디오에 나와 "미약한 목소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행보를 정당화 했다.
그러나 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신씨의 논리를 뒤덮고도 남을 정도로 강하게 들려온다. 신씨가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당신이 꿈꾸는 녹색 미래가 무한 발전주의에 찌든 채 탈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올 리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조롱 섞인 비난이 나왔다. 보수정당이 페미니스트 진영을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이경민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자리만 좋은 데 준다면 언제든지 국민의힘 쪽으로 투항할 준비가 됐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짚으며 "(페미니스트들을) 국민의힘이 영입하고 사실 몇 번 쓰고 버리면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신지예 같은 기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많아질 거고, 그 경우 페미 진영의 단일대오는 급속히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처럼, 페미 소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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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양당 구조 안에서 후보자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게 정권교체가 됐었을 때 여성들이 더 많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들이 있었다." 과연 신씨의 국민의힘 합류는 ‘페미의 소멸’을 예고하는 불씨가 될까. 아니면 신씨가 그린 그림처럼 ‘권력을 통한 가치 실현’이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인가. 신씨의 실패는 단순히 한 개인의 정치 생명의 종료를 의미하는 데 그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묻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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