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공모했다"에서 진술 번복

'불법 설 선물' 양향자 前 특보 "내가 주도적으로…의원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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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향자 국회의원 전직 특별보좌관이 양 의원과 공모했다는 첫 재판에서의 입장을 바꿨다.


당시 양 의원이 명단까지는 알지 못해 '단독 범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노재호)는 20일 양향자 의원과 사촌동생이자 전직 특별보좌관인 A씨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는 증인 신분으로 검찰의 신문을 받으면서 "식사 대접 등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해 여론이 좋지 않으니 설 선물을 해야겠다고 먼저 제안을 했고, 양 의원이 악습을 없애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설득 끝에 양 의원과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잘 신경써 선물을 하기로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A씨가 전권을 쥐고 해당 일을 추진했고, 양 의원은 대략적인 내용만 파악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명단이 정리된 파일을 직접 전달해 준 적도 없고 구두로 지인과 동료 국회의원 등 그룹별로 정리해 선물한다고 보고해 추상적인 인식만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양 의원이 선물 명단에서 한 대기업 임원 등을 추가로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양 의원이 세세히 명단을 확인하지 않고는 1차 명단에서 빠진 대상자를 추가로 넣으라고 지시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A씨는 "양 의원은 명단을 확인하지 않고 지시를 내린 것이고, 보좌진이 기존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의문점도 제기됐다.


양 의원과 그의 배우자는 사비로 1530만원을 지출해 선물을 구입했다. 정치후원금이 아닌 개인돈으로 적지 않은 지출을 했는데, 그 명단조차 본 적이 없다는 것은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양 의원 측 변호인은 A씨의 반대신문에서 자산 규모에 따라 금액 체감의 정도는 다르다는 취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 A씨는 "선물을 받는 배송지만 지역구가 아니면 선거법과 상관이 없다"며 '법률의 착오'를 주장했다.


비서에게 지시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위법 소지 여부를 물었고, 동료 국회의원과 지인은 가능하지만 선거구민과 또는 이들과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서구을에 거주하는 대상자를 제외시켰다가 나중에 거주지가 아닌 회사 주소로 바꿔서 선물을 보냈다. 편법을 쓴 게 아니고 "선거구 주소만 아니면 괜찮다"는 식으로 주장을 폈다.


A씨는 공모하지 않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선물 명단에 5명을 추가로 넣으라고 한 적이 없다"는 양 의원 입장과는 다른 증언을 내놨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선) 기억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A씨의 성추행 피해자인 전직 비서 김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양 의원의 필적으로 보이는 메모지를 토대로 대기업 임원 3명을 추가로 선물 명단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양 의원과 A씨는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선거구민과 기자 등 43명에게 총 190만원 상당의 과일 상자를 선물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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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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