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고조 유방의 아들이자 5대 황제 문제 무덤 확인
中 풍요로운 시대 상징 인물…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와 일맥상통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한(漢)나라 고조 유방의 넷째 아들이자 5대 황제인 문제(文帝)의 무덤(릉)이 발견됐다. 문제는 2000여 년 전 인물로 이름은 항이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시발점인 무제(유철)의 할아버지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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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지난 14일 산시성 시안시 바이루위안에 있는 장춘 대묘가 한나라(서한) 문제의 무덤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장춘 대묘는 동서 1200m, 남북 863m인 '아(亞)'자형의 평면 구조로, 지금까지 발견된 서한시대 무덤 가운데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덧붙였다. 문제 유항의 무덤 길이는 72m이며, 깊이는 3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무덤에서 금으로 만든 호화 부장품, 의복, 청동 인장 등 1500여 점에 달하는 출토 유물들을 분석해 장춘 대묘를 문제의 무덤으로 결론냈다.


문제는 농업을 장려하고 세금을 낮춰 경제 부흥을 이끌었던 인물로 중국 역사에 기록돼 있다. 그의 아들이자 6대 황제인 경제(유계) 역시 선왕의 정책을 계승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사에서 문제와 경제의 치세를 '문경의 치(文景之治)'라고 부른다. 문제와 경제는 풍요로운 시대를 상징한다. 또 지방에 관리를 파견, 중앙집권을 공고히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2000년 전 황제의 무덤 발굴은 흥미로운 일이다. 더구나 중국 지도부가 '공동부유(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유토피아와 같은 사회)'를 내 건 상황에서 풍요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인물의 무덤이 발견됐다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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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부유는 사회주의 기본 이론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8월 '제10차 중앙재경경제위원회' 회의에서 처음 꺼냈다. 중국 외부에선 공동부유를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정치적 슬로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가 막힌 타이밍에 문제의 무덤이 발견됐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문제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을 근거로 한나라 시대 중국이 얼마나 풍요로운 나라였는지 재조명하고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또 문제의 통치 철학에 빗대어 시 황제(해외 언론은 시진핑 국가 주석을 시 황제라고 부른다)의 정치 철학을 직간접적으로 미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과거 후진타오 전 주석을 무제에 비유하면서 후진타오 주석을 칭송한 바 있다. 무제는 중국이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겐 좋지 않은 기억을 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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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가 역사왜곡에 이용됐듯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중국 정치에 활용될 수 있겠다는 뇌피셜 때문인지 2000년 전 인물의 무덤 발견 보도가 그다지 역사스럽지 않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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