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 이석준 檢 송치…"보복 목적 범행"(종합)
'전 연인 가족 살해' 이석준 17일 검찰 송치
특가법상 보복 살인 등 7개 혐의 적용
주민들 지켜보며 현관 비밀번호 알아내 초인종 누르고 침입
이석준에게 주소 넘긴 흥신소 직원도 구속…관련 수사는 계속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과거 교제했던 여성의 집에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이 17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과 형법상 살인미수·살인예비, 재물손괴, 감금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이씨는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으로 호송되면서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원래부터 살인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마스크를 벗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도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이어가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호송차에 올랐다.
이씨는 지난 10일 오후 A씨가 거주하던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를 찾아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12일 구속됐다. 당시 외출 중이던 A씨의 부친이 누군가 집에 들어온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약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집 안에선 A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피를 흘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어머니는 결국 숨졌다. 남동생은 출혈이 심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의식은 회복한 상태다. 당시 이씨는 옆 건물 가정집 2층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방 장롱에 숨었다가 출동 20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이씨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그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서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지게 하는 등 중대한 피해를 끼친 점 △범행을 시인한 점 △현장 감식결과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으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점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및 2차 피해 우려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신고당한 것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했다.
이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흥신소를 이용해 A씨의 주소를 알아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범행 이틀 전인 8일 서울로 올라와 A씨의 주소지로 알고 있던 장소를 찾았지만 주소가 맞지 않자 흥신소를 찾아 주소 확인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바로 다음 날인 9일 흥신소로부터 주소를 전달받은 뒤 다시 서울로 올라와 하루 동안 A씨의 집 주변에 머물다가 10일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범행 당시 이씨는 A씨 거주지의 주민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A씨의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눌렀고 통화를 하고 있던 피해자가 무심코 문을 열어줘 집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번 범행 전부터 A씨를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최초 A씨의 아버지가 지난 6일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딸이 감금당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의 소재 파악에 나서 대구에서 이씨와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와 이씨를 분리 조치했으며 A씨는 이후 경찰에 ‘감금돼 성폭력을 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와 이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비롯해 이씨의 주거지와 전화번호를 확보했고 이씨가 임의동행 및 휴대전화 임의제출에 동의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체포 영장을 받기 위한 긴급성이 없다고 판단해 이씨를 체포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흘 만에 이씨는 서울로 올라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서울로 귀가한 뒤 경찰서를 찾아 신변 보호를 요청했고 신변 보호 대상자가 돼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다. A씨는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됐지만 가족에 대한 보호 요청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부터 A씨의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 반면 경찰은 이씨가 신고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보복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미리 준비해 범행 장소로 이동했고 범행에 쓴 흉기 외에도 다른 범행도구를 구매해 소지하고 있었다. 흥신소나 도어록 해제 방법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기록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여 스토킹 정황 등을 확인했으나 이 사건 전 이씨가 피해자에게 따로 연락을 취한 흔적은 없었다. 이씨가 스토킹과 관련해 경찰에 신고한 내역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씨에 대한 면담과 심리검사도 진행했다. PCL-R(사이코패스 진단평가) 등 면담 결과를 통해 사이코패스 여부도 판단할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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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씨에게 피해자 주소를 넘긴 흥신소 직원 30대 B씨도 경기도 모처에서 검거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전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이씨에게서 50만 원을 받고 A씨의 집 주소를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밖에도 이씨를 포함해 1인당 수십만 원에 최소 57명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텔레그램 채팅으로 제3자에게서 A씨의 개인 정보를 넘겨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과정과 정보 취득 경위 등을 캐묻는 한편 그에게 개인정보를 넘긴 공범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흥신소와 관련해선 아직 수사할게 많이 남아있어 계속 수사를 한 뒤 송치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진 B씨 외에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인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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