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강화·테이저건 사용 증가
직무집행법 불발, 내부불만 고조
경찰청장 "초기조치 수단 제한"
'머뭇거리지' 않을 제도 개선 요구

서울경찰청에서 신임 경찰이 물리력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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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을 촉발시킨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이 14일로 발생 한 달을 맞았다. 경찰은 그간 현장 경찰관의 교육·훈련 강화와 함께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섰지만 진척은 더디다.


지난달 15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흉기를 든 피의자를 앞에 두고 경찰관이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19일에는 서울 중구 스토킹 살인사건까지 이어지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졌다. 경찰은 사건 이후 즉각 신임 경찰관을 상대로 물리력 대응 강화 훈련을 비롯해 지역경찰·형사·교통외근·여청수사 등 현장 경찰관에 대한 테이저건 특별훈련에 나섰다. 또 ‘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교육·훈련 강화와 인력, 제도, 장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직접 일선 경찰서를 찾아 물리력 대응 훈련을 참관하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현장 행보를 강화했다.

사건 이후 테이저건 활용 등 현장의 적극적 대처는 늘어난 모습이다. 11월 한 달간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한 사례는 총 32건으로 집계됐다. 테이저건 사용은 지난해 총 285건이었는데, 올해는 11월까지만 298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물리력 행사에 따르는 불이익 등을 우려해 여전히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소관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지난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발됐다.


스토킹·가정폭력 범죄 등과 관련한 신변보호 조치에도 허점이 드러났지만, 법 개정 없이는 당장 실효성 있는 가·피해자 분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분리·제지를 위해 긴급응급조치를 하더라도 불응하면 과태료 처분밖에 할 수 없고, 노골적으로 불응해도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서 "경찰이 사건 발생 초기에 조치할 수 있는 수단이 정말 제한돼 있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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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휘부에 대한 현장의 불만도 나온다.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 2명에 대해 사건 보름 만에 해임처분을 결정한 것을 두고 "모든 책임을 현장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장 경찰관들은 적극적인 법집행을 위한 제도 개선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 지휘부로서는 현장 목소리를 수렴함과 동시에 제도 개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 직장협의회 연대체 중 한 곳인 경찰민주직장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범죄자와 대치 상황에서 경찰관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범죄자의 인권은 피해자인 시민과 그들을 보호하는 경찰관, 그다음에 위치해야 한다"면서 "우리 경찰은 찰나의 머뭇거림에서 늘 좌절하고 무기력했다.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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