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소 미어터질 것 같다"…확진자 쏟아지니 검사도 폭증
확진자 수 늘자 검체 검사 수요도 폭증
진료소 입구 넘어 보도까지 늘어선 대기줄
일부 진료소는 '조기 접수 마감'
"3시간 기다려 검사 받는다" 시민들 불편 호소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A씨(30)는 최근 동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뒤, 자신도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이른 아침 진료소에 도착한 A씨는 이미 입구 앞에 길게 늘어선 행렬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요즘 진료소가 워낙 바쁘다길래 일부러 오전 시간대에 간 건데 벌써부터 미어터질 것 같더라"며 "새삼 코로나 위기라는 게 실감이 된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6000~7000명대에 근접하면서, 이에 비례해 진단 검사와 역학 조사에 대한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선별 진료소 앞은 매일같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고, 일부 진료소는 조기에 운영을 마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계속 심각해질수록 검사 수요는 더욱 늘어난다는 데 있다. 진료소 앞에서 대기하는 시민들은 물론 의료진의 고충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PCR 검사 수요 폭증…진료소 '조기 마감'도 늘어나
선별 진료소 앞에 대기 인원이 넘쳐나는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진료소 입구를 넘어 바깥 대로까지 흘러나온 대기줄 사진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접수를 조기 마감하는 진료소도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청 인근 선별 진료소는 오후 3시 접수를 시작한 지 고작 20분 만에 조기 마감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의료진들은 기다리는 인원을 다른 진료소로 안내해야만 했다.
코로나19 집단 발생으로 지난 11일부터 대면업무와 선별진료소 운영이 중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12일 검사업무 잠정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제도 강화로 음성 증명서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유전자증폭(PCR)검사 수요가 폭증했다.
그러나 선별 진료소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전국 운영 검사소 수는 이달 기준 선별 진료소 630여곳, 임시 선별 검사소 170곳 등 800곳에 달한다. 올해 초(791곳)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일부 진료소에는 감당 가능한 인원보다 훨씬 많은 검진 수요가 몰리게 됐고, 결국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리거나 아예 검사가 조기 마감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1~3시간 기다려 검사받는다" 시민들 불편 호소
시민들은 점점 길어지는 진료소 대기 시간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공식 홈페이지의 '시민제안' 게시판에는 진료소 개수를 늘려 달라는 청원이 다수 게재됐다.
한 시민은 "혼잡도가 말도 못 할 수준이다. 70대 노인이신 저희 어머니는 (검사를 받는데) 2시간, 어제 지인 말을 들어보니 4인 가족이 2시간30분 대기해서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며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1~3시간을 대기하는 꼴인데, 그 사이에 집단감염이 터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시민은 "백신패스를 할 거면 선별 진료소라도 미리 늘려 놔야 할 것 아닌가. 제때 일 안 하십니까"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앞서 지난 9일 질병관리청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단기 예측 결과'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이달 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8000~9000명대, 다음 달인 내년 1월 말에는 8000~1만1000명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내놓은 신규 확진자 규모 예측량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연구소 측은 현 유행 상황(감염 재생산지수 1.28)이 계속 유지될 경우, 오는 22일 신규 확진자 수는 8729명, 31일에는 1만2158명까지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밀접 접촉자 수는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방역패스 도입으로 늘어난 수요까지 고려하면, 국내 PCR 진단 역량이 검사자 수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 인력의 과로 문제도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이미 방역 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격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한계에 달한 상태다.
지난 3월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조합원 약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40.7%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절반 이상인 50.5%는 "노동 여건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말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역학회로 구성된 코로나19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의 장기화 및 대규모화 등에 따른 인력과 자원의 확충 없이 보건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 왔다"며 "결국 붕괴 직전의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노조는 근무 여건 개선, 추가 인력 확보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추진했다가, 지난 9월2일 새벽 정부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고 철회하기도 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 임시 검사소 설치 등 긴급 대책 총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 인천시 등 진료소 운영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임시 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긴급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발표한 '코로나19 긴급 대책'에서 검사 역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서울시 코로나19 검사소' 운영 방안이 포함된다. 코로나19 검사소는 전문 민간업체와 협력해 운영되는 곳으로, 원하는 시민은 누구나 방문하면 곧바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검사 시설은 서울의 4개 권역(동북·동남·서북·서남)에 각각 1개소씩 총 4개소 설치되며, 평일부터 주말에 걸쳐 매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코로나19 검사소는 기존 서울시의 진료 시설(선별 진료소, 임시 선별 검사소, 찾아가는 선별 진료소)과는 별개로 운영된다. 따라서 전체 검사량은 확대하면서도, 보건소 의료진의 부담과 시민의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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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방역위기 상황에서 선제적 의료 방역 조치로 시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코로나19 검사와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응급상황 등 이상징후는 적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인 진료지원 시스템 속에서 안전하게 치료 받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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