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도 못 받는 취약계층…고리 대출로 떠밀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가계대출 증가세 이어지는데
중·저신용자 대출은 감소세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저신용자 서민들의 생계형 자금수요가 급증했으나 이들을 위한 정책금융은 오히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 간 가계대출이 폭증한 상황에서도 취약계층은 생계자금마저 구하기 어려웠다는 뜻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서민금융시장 현황과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불구,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사의 대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결과 2017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차주의 신용도별 연평균 가계 신용대출 증가율은 고신용자(13.3%) 및 중신용자(5.7%)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신용자는 -3.7%로 줄어들었다.
특히 은행 등 1금융권에서 외면받은 중·저신용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자가 금융사에서 빌린 돈은 지난 3월 기준 115조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정책금융상품을 통한 공급규모는 4조70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47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감안하면 극히 낮은 증가 폭이다.
올해 예상되는 정책서민금융상품(9조6000억원)과 사잇돌 대출(2조원)의 공급규모는 11조6000억원으로 이 역시 전체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의 10% 내외 수준으로 추정됐다. 돈 빌릴 곳이 마땅치 않은 중·저신용자가 기댈 수 있는 정책금융도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지속되는 고신용자 대출수요 증가와 중금리대출의 낮은 수익성을 고려할 때 중·저신용자에 대한 은행의 대출확대 유인이 낮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대출총량배제 인센티브가 있는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리 상한선(6.5%)이 고정돼 있어 기준금리 인상시기 위험대비 수익성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상호금융, 여전사 및 저축은행의 경우도 기준금리 인상과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와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확대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로 발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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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서민금융 지원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며 “취약부문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부실이 이연된 상황에 서민금융 양적확대는 오히려 부실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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