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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업보' 전두환의 쓸쓸한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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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과오 반성 없이 떠나, 靑 조화·조문 없는 장례
발인 27일, 화장 이후 유해는 일단 자택 안치 예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쿠데타의 업보’ 때문일까 아니면 본인이 생전에 말했던 것처럼 ‘부덕의 소치’ 때문일까. 대한민국 제11, 12대 대통령의 인생 퇴장 길은 쓸쓸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는 27일 발인과 함께 5일간의 가족장이 마무리된다. 영결식도 가족 중심으로 조촐하게 진행한다. 장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유해는 일단 자택에 안치하기로 했다.

그의 빈소를 보면 다녀간 사람의 숫자로는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이 있다. 대통령 조화도, 청와대 공식 조문도 없었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5공화국 인사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지만 여야 당 대표, 대선후보 등 지금의 유력 정치인들은 조문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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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쓸쓸한 퇴장은 역사라는 거대한 강물 앞에서 ‘절대 권력’에 대한 갈망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1980년대 철권통치의 시대를 이끌었던 그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외로운 장례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역사와 관련이 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은 10·26 이후 독재권력 타도에 대한 민심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총과 탱크로 권력을 움켜쥘 수 있다는 위험한 상상은 신군부 시대를 견인했다. 독재의 먹구름이 이 땅에 드리웠던 1980년대는 ‘5월 광주’를 비롯한 역사적 비극으로 점철된 시대였다.

역사 앞에서 속죄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8년 2월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 역사의 법정 앞에서 과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은폐된 진실을 드러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95년 이른바 ‘골목길 성명’을 통해 사법절차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여전히 법 앞에 군림하려는 그의 행동은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악수(惡手)였다. 전 재산은 29만원뿐이라면서 추징금 납부를 거부하는 등 국민과 맞서는 모습도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 없이 눈을 감으면서 서울올림픽 유치와 경제성장 등 대통령 재임 시 이뤘던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을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떠난 그의 모습은 우리 역사에 허망한 독재자의 최후로 기록되지 않을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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