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옷장 떨어져 급식노동자 4명 부상…1명은 '하반신 마비'까지
피해자 남편 "아내, 24시간 간병인 필요할 정도…경기교육청 사과·피해보상하라"
고용노동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경기 화성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 휴게실에서 벽에 부착한 옷장이 아래로 떨어진 사고 당시 모습. / 사진=경기학비노조 제공

경기 화성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 휴게실에서 벽에 부착한 옷장이 아래로 떨어진 사고 당시 모습. / 사진=경기학비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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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경기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노동자 휴게실에서 옷장이 떨어져 조리실무사의 하반신이 마비된 사건과 관련, 교육당국의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급식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산재 사건에 대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사과 등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자신을 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교직원의 남편이라고 밝히며 "아내가 사고가 나고 나서부터 너무나 화가 나고 분노스러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에 사고 경위에 대해 학교에서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으며 언론에 몇 번 나오고 나서야 학교장이 찾아왔으나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조합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서 경기도 화성 한 고등학교 급식 근로자 하반신마비 산재사고 국민청원 개시에 따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조합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서 경기도 화성 한 고등학교 급식 근로자 하반신마비 산재사고 국민청원 개시에 따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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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글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월7일 경기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노동자 휴게실에서 발생했다. 급식준비를 하던 중 상부장이 떨어지면서 총 4명이 부상을 입었고, 가장 심하게 다친 A씨의 아내 B씨는 경추 5, 6번이 손상돼 하반신 마비에 이르렀다. 이후 B씨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제 아내는 수술 후 5개월째 24시간 간병인이 있어야 하며 하반신은 물론 젓가락질이 안 될 정도로 온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상태"라며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옮겨야 하고, 일부만 산재가 적용되는 간병비가 월 300만원 이상이나 된다. 산재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하면 '환자 데려오라', '그게 원칙이다'라고 해서 소견서도 발급받기가 어렵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경기도교육청이 사고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경기도교육청은 5개월이 지나도록 공식 사과는 물론 최소한의 위로조차 없이 오히려 '교육감이 산재 사건이 날 때마다 건건이 사과해야 하냐'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치료비 및 피해보상은 모든 치료가 다 끝나고 소송을 하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보상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A씨는 "사랑하는 아내가 걸어서 퇴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만약에 그렇지 못한다면 아내가 받을 평생의 고통에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플 것"이라고 토로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급식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산재 사건에 대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급식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산재 사건에 대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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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서울 용산구 학비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교육청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배상·보상 조치 등을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선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의 중대재해 규정을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사고 이후 노동조합이 확인한 바로는 짧은 콘크리트 나사로 무거운 나무 옷장을 지지하고 있을 뿐, 지지대나 'ㄱ'자 옷장 받침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시공업체의 시공 부실은 물론 이에 대한 학교의 시설물 관리책임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이후 학비노조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기도교육청은 사과나 피해배상과 보상 등 어떠한 사고 수습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면서 "사고 당사자 및 배우자는 이 과정에서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어 견디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건을 산업재해로 판단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해당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이번주 중 검찰에 지휘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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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현장 조사 등을 거쳐 볼트를 얕게 박아서 벽에 부착된 옷장이 떨어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업주에 해당하는 교장이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봤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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