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한 걸음씩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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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된 지도 어느새 2년 가까이 흘렀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를 받아들이고 생활 속에 스며든 어려움을 인정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어려움을 겪은 업종 종사자들이 더 많겠지만 생각 이상의 큰 수혜를 입은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골프 산업일 것이다. 최근엔 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넓어졌다.


언젠가 필자가 생활하는 모습, 일하는 과정 등을 골프에 비유해 짧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관련 내용을 기억하는 몇몇 분들은 필자에 대해 오해하고 계신다. '골프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 골프 스코어가 굉장히 좋겠어요' 등의 인사를 받다 보면 곤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아껴야겠다. 왜 그때 골프 이야기를 했을까'라는 후회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지만 동네 아이들과 뜀박질하고, 자전거 타고 밖에 나가 놀기 좋아하고 체력장 등급도 꽤 높았다. 하다못해 고등학교 시절 체육 성적이 반에서 1등이었다. 적어도 여성 중에선 운동을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지금도 더 활동적이고 흥미 있는 운동 중 취미 삼을 만한 것이 있을지 기웃대기도 한다.


골프를 꼭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시간, 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컸고 골프가 아니더라도 흥미 있는 취미는 꽤 많았다. 그런데도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시작하면서 아웃사이더가 돼 가고 있었고 업무상 필요한 자리를 함께하지 못 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등 떠밀리듯 골프채를 잡게 됐다. 나도, 주변 사람들도 '잘 치겠지. 평균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할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공을 보고 휘둘렀는데 맞출 수가 없었고 매번 손이 아팠다. 같이 간 이들에게 '죄송합니다. 한 번만 다시 치겠습니다.' 양해를 구할 때는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솔직히 '골프'라는 단어만 떠올라도 괴로웠다. 라운딩 자리에서 사람의 성격이 나타난다는데, 남을 질투하고 자괴감에 빠지는 모습을 숨기려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을 것이다.

지금은 달라졌다. '극적으로 노력을 거듭해 엄청난 실력자로 변했다'는 내용이면 좋으련만,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다. 대신 '골프'란 친구를 좋아해 보자고 마음을 바꿨다.


한 번 마음을 바꾸고 나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무작정 몸을 움직이다 보면 실력이 조금씩 느는 다른 스포츠와는 차원이 다르다. 채를 뒤로 올릴 때 어떤 궤도가 돼야 하는지, 채를 앞으로 뻗을 때 하체를 먼저 돌려야 할지 팔은 얼마나 빨리 내려야 할지 손목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이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하나라도 삐끗하면 공은 터무니없는 곳으로 가 버린다. 다른 생각을 하면 귀신같이 알아챈다. 이 친구랑 시간을 보낼 땐 이 친구 생각만 해야 한다. 얼마나 예민한 스포츠인가. 섬세한 성격의 친구를 잘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골프' 덕분에 성실하고 일정한 습관을 갖추려 노력하게 되고,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기분을 다스린다. 노력해도 안 되면 좀 더 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발전할 것이란 긍정적인 자세를 갖추게 된다. 하루하루의 인생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비록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고 있지만, 마음을 열었으니 언젠간 꽤 좋은 친구 사이가 될 것이다. 친구와 가까워지는 동안 금세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도 좀 더 다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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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원 하나금융투자 Club1WM센터 영업상무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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