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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나 톱스타야" 이름값보다 콘텐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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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전도연·고현정 안방行
영화·OTT 경계 무너지며 시장 변화
양질의 콘텐츠 '오징어게임' 흥행 견인

전지현 전도연/사진=tvN,JTBC

전지현 전도연/사진=tvN,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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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톱스타 이름 석 자에 극장·TV로 향하던 때가 있었다. 작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보다 누가 나오느냐에 더 관심을 두던 때였다. 유명한 배우가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시청률은 상승했고, 관객이 모여들었다.


이제 톱스타들의 이름값은 문화·연예계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대다. 높은 인지도에 투자를 척척 받는, 일명 '주연급' 배우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영화계가 얼어붙자 드라마로 눈을 돌렸다. 영화·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경계가 무너진 배경이 주효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원래 영화 시나리오였다. 팬데믹 때문에 OTT로 향했지만, 팬데믹 덕분에 대박이 난 것이다. 영화감독을 따라 영화 제작진도 대거 이동했다. 제작 시장 변화의 바람을 타고 영화 현장을 떠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안방으로 이동한 톱스타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저조한 시청률과 아쉽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지현은 지난 23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지리산'로 안방에 복귀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2016) 이후 5년 만이다.

'지리산'은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전지현이 지난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특별판 '킹덤: 아신전'에 이어 호흡을 맞춘 스타작가 김은희와 작업을 이어가게 됐고, '미스터 션샤인'(2018), '도깨비'(2016),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히트메이커 이응복 감독이 연출자로 나섰다. tvN 개국 15주년 작품으로 300억여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기대가 컸을까. 베일 벗은 드라마에 혹평이 이어졌다. 어색한 특수효과(CG)를 향한 지적이 빗발쳤다. 산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일정 부분 CG가 불가피할 터. 마치 '배추도사 무도사'를 연상시킬 만큼 완성도가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과도한 PPL(간접광고)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마저 나오며 아쉬움 속에 문을 열었다.


'굿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JTBC 드라마 '인간실격'으로 안방에 복귀한 전도연도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배우 전도연의 복귀가 관심을 모았다. 배우 류준열이 호흡을 맞췄으나 시청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9월 첫 방송된 '인간실격'은 지난 24일 2.4% 시청률로 종영했다. 멜로 장인 허진호 감독과 전도연의 만남에도 시청률은 오르지 않았다. 자체 최저 시청률 1.2%를 찍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어두운 드라마의 톤에 호불호가 깔린 탓이다. 불친절한 연출과 어색한 장면 전개가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시청자는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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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첫 방송한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우 고현정이 '동네변호사 조들호'(2019)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지만 시청률은 2.4%에 머물렀다. 반등 가능성은 있다. 방영 초반임을 고려하더라도, 치정과 복수를 소재로 한 스릴러 장르물에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전지현, 전도연은 신뢰할 만한 감독, 작가, 제작진과 안방으로 향했다. 영화 등 다른 작품에서 협업을 통해 형성한 신뢰를 바탕으로 호흡을 맞췄지만 끝내 웃지는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화 시장이 위축되며 OTT가 무섭게 성장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며 영화 제작진이 줄줄이 안방으로 향했다. 제작 시장에도 변화가 일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공개 형태보다 양질의 콘텐츠인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톱스타에 의지하는 시대는 지났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면 일시적으로 관심을 끌 수는 있으나 콘텐츠를 지속해서 소비하게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OTT시리즈의 호흡이 긴 편이다. 여기에 대한 제작진의 이해와 적응이 필요하다"며 "배우를 향한 기대감으로 초반 회차를 볼 순 있지만, 콘텐츠의 질이 낮다면 결국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은 K-콘텐츠 열풍을 이끌었다. 해외 유명 배우나 감독 이름 없이, 좋은 콘텐츠로 주목받은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현재 OTT 시장은 그야말로 홍수다. 드라마 콘텐츠가 많고 그만큼 시청자가 이탈하기 쉽다. 확실히 영화와 다른 시장"이라며 "시청자를 계속 붙드는 건 결국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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