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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포럼10주년]"로봇이 망가지지 않으면 못 배워" 데니스홍의 실패철학

최종수정 2021.10.27 16:22 기사입력 2021.10.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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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 데니스 홍 UCLA 교수 강연
"긍정은 언제나 길을 찾았다" 삶의 자세 강조
사족보행 로봇 공개 전 몸체 손상됐지만
"바퀴 달아 상상 못한 움직이는 방법 탄생"
군에 화재진압 로봇 납품하며 '윤리 문제' 고민도
"누군가는 해야할 일…나라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믿어"

데니스 홍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엔젤레스 캠퍼스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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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망가지지 않으면 배울 수 없죠. 걸림돌도, 디딤돌도 다 돌입니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기계공학과 교수 겸 RoMela 로봇매커니즘 연구소장이 위기와 실패를 대하는 자세다.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데니스 홍 교수는 'AI시대 리더십의 방향성을 긍정과 공감에서 찾다'를 주제로 화상 강연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이족보행 로봇 '나비', 사족보행 로봇 '알프레드', 재난구조로봇 '토르', 무인자동차 등을 연구해왔다.


그가 개발한 로봇들이 한 단계 진화한 계기는 공교롭게도 '위기'였다. 지난 5월 성균관대에서 로봇 '알프레드 2'를 공개하기 이틀 전, 몸체의 쇠가 완전히 두동강나는 일이 벌어졌다. 알프레드는 이족보행 로봇의 불안정한 걷기 기능을 보완해 빨리 달리기부터 점프하기, 상자를 들어올리기까지 가능한 사족보행 로봇이다.


홍 교수는 주저앉은 로봇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영화 '링'에서 유령이 우물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알프레드에 카트에 쓰는 바퀴를 장착했다. 발표 당일 새벽에 코딩을 짰다.

홍 교수는 "로봇 몸체 아래에 바퀴를 달아서, 로봇이 바닥을 밀어서 움직일 수 있었다"며 "긍정은 언제나 길을 찾았다. 알프레드는 여러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상상 못한 움직이는 방법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긍정은 언제나 길을 찾았다"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서 이용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홍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엔젤레스 캠퍼스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1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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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도중 김연정 서울예술대 학생이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로봇이 가져오게 되는 일자리는 3D처럼 위험한, 30년 후 미래에서 보면 '비인간적'이라고 여겨지는 업무부터일 것"이라며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주유소나 보험, 정비사 같은 직업이 없었든 로봇이 발전하면서 새로 생겨나는 직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로봇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냈다. 홍 교수는 미국 해군에 화재진압로봇 '사파이어'를 개발해 납품하는 과정에서 2주 넘게 고민한 일화를 소개했다. 사파이어는 군함에서 소화기를 들어서 불을 끄거나 투척형 소화기를 던지는 기능까지 갖춘 로봇이다. 군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 교수는 "로봇으로 아군이나 적군이 다치는 건 원치 않았다.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며 "그게 나라면 더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망치가 못을 박는 도구지만 사람을 다치게 한 것이 망치를 만든 사람의 잘못은 아니다"며 "로봇이라는 기술의 문제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 즉 윤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팀원을 몰입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홍 교수는 '재미와 사명감'을 꼽았다.


홍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로봇 중에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사람 생명을 구하는 화재진압용 로봇이 있는데 이런 로봇들이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그게 아무리 힘들어도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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