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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청산, 당국 인가 사항 아니다"

최종수정 2021.10.27 16:12 기사입력 2021.10.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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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위원회 금융 정례회의
법률자문단도 "인가 대상으로 보기 어려워"

한국시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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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한국씨티은행이 금융당국의 허락 없이 청산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철수는 영업축소일 뿐 폐업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인가사항이 아니라는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권과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씨티은행이 영업대상을 축소해 주요 은행업무를 영위하는 것을 은행법 제55조 상 은행업의 폐업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간 금융위는 법률자문단(3차례), 금융위원 간담회,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등을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했는데 위원들 모두 인가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그간 한국씨티은행 청산의 인가절차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씨티은행의 부분매각 방식이 금융위의 인가사항인가'라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위원의 질의에 “매각 방식이 결정된 이후 나중에 검토할 것”이고 대답한 바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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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은행법이 영업양도의 경우 일부라도 인가대상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폐업의 경우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가대상으로 보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은행법 제 55조는 금융사가 합병, 해산, 폐업할 시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조항이다. 특히 은행법이 해산과 은행업의 폐업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해산에 준하는 영업 폐지만 인가 대상으로 보는 것이 체계적이라고 봤다.


향후 다양한 사례들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전부폐업 외에는 인가대상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한국씨티은행의 폐업을 인가대상으로 볼 경우 판단이 어려운 사안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수단도 존재하고 있어 폐업인가 대상으로 볼 실익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가대상으로 보더라도 요건을 충족하면 인가해 줘야 한다”며 “조치명령의 내용을 준수하는 경우 사실상 인가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사례와의 형평성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HSBC는 201년 7월 소매금융 업무 철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11개 지점 중 10개를 폐쇄했는데, 은행법 55조 1항에 따른 폐업인가는 받지 않았다. 당시 받았던 인가는 은행업 폐지가 아닌 외은지점으로써의 폐쇄에 대한 인가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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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청산을 인가 대상으로 보지 않으면서 노조의 대규모 파업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진창근 한국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전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 금융위 정례회의의 결과에 따라 투쟁은 들불이 될 것"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면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비롯한 동원 가능한 강도 높은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파업을 위한 쟁의권은 찬반투표에서 99.1%의 찬성률로 확보한 상태다.


금융위는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조치명령도 의결했다. 지난 22일 금융위 은행과는 같은 조치명령안을 한국씨티은행에 사전통지한 바 있다.


조치명령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9조1항에 따른 결정이다. 조항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소비자의 권익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각종 조치를 지시할 수 있다. 씨티은행이 청산을 진행하면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내린 조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자체적으로 관리계획을 마련·시행하더라도 내용의 충실성에 따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청산에 따른 고객 불편 최소화와 소비자 권익 보호,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를 위한 상세 계획을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또 청산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이용자 보호원칙과 방안, 영업채널 운영계획, 개인정보 유출 방지 계획등을 금융감독원장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계획을 제출받아 금융위에 보고하고 향후 한국씨티은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현행법에서는 영업대상 축소를 인가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불가피하다”면서 “법 개정을 통해 은행의 자산구성 또는 영업대상 변경 등을 인가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는지 검토해 필요 시 제도 정비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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