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직권남용죄나 공직선거법 위반죄 성립 어려워
손준성 전 정책관 지시 받고 고발장 초안 작성한 검사 실체 주목

김웅 국민의힘 국회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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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이번 사건의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통화 녹취파일 내용이 공개되며 ‘거짓 해명’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김 의원을 형사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역시 본인이 직접 고발장을 작성했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어려워 손 전 정책관이 고발장 초안 작성을 지시한 또 다른 검사의 존재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부장검사 출신 A 변호사는 “언론에 보도된 의혹이 전부 사실이라고 쳐도 김 의원에게 어떤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 전 정책관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 의원이 손 전 정책관으로부터 고발장을 넘겨받아 조씨에게 전달, 실제 고발이 이뤄지게 했다고 해도 김 의원에게 어떤 죄가 성립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 A 변호사뿐만 아니라 상당수 법조인들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가령 김 의원이 손 전 정책관에게 검사 시절 개인적 친분 등을 이유로 고발장 작성을 부탁한 뒤 손 전 정책관으로부터 고발장을 전달받아 다시 조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도 이미 검사 신분에서 벗어나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김 의원에게 직권남용이나 공직선거법 위반(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또 고발장이 대체로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작성돼 있어 허위사실을 이용한 고발을 사주한 무고 교사로 보기도 힘들다는 것. 실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고발의 경우 검찰이 기소해 1심에서 유죄 판결까지 난 상황이다.


김 의원이 처벌되려면 손 전 정책관에게 직권남용죄나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되고, 김 의원이 손 전 정책관과 공모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지만, 이는 검찰에서 사건이 이첩될 당시 이미 피의자로 입건이 된 상태로 넘어왔기 때문이지, 공수처가 다른 사건에서처럼 김 의원의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의심된다는 판단을 거친 결과는 아니다.


한편 손 전 정책관의 경우에도 본인이 김 의원의 부탁을 받고 직접 고발장을 작성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게 법조인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현직 검사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징계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것.


손 전 정책관에게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단 손 전 정책관이 스스로 고발장을 작성하지 않고 다른 후배 검사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


지난달 일부 언론에서는 대검 감찰부가 진상조사 과정에서 고발장 초안을 작성한 검사를 특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이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하면서 해당 검사를 피의자로 특정해 함께 이첩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감찰부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진상조사 자료를 확보해 검토한 서울중앙지검이 고발장 초안 작성자를 공수처에 이첩하지 않은 것을 보면 실제 손 전 정책관의 지시를 받고 고발장을 작성한 다른 검사가 존재하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나아가 김 의원이 직권남용죄 공범으로 처벌되려면 김 의원이 손 전 정책관에게 “다른 검사를 시켜 고발장을 작성해서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사정이 입증돼야 하는데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범여권 후보자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손 전 정책관에게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선거관여 금지 규정 위반죄가 성립될 여지는 남아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자신을 공격하는 범여권 정치인들을 수사하기 위해 손 전 정책관이나 손 전 정책관의 상관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최근 일부 언론은 공개된 녹취파일에서 김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실명을 언급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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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는 손 전 정책관이 왜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그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한 검찰 내부 윗선이 있는지와 스스로 고발장을 작성하지 않고 다른 후배 검사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는지를 밝혀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상황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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