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이상 기업 66.5%, 시행일까지 중대재해법 의무 준수 어려워"
응답기업 40%, 예산 편성, 관계 법령 이행사항 점검 및 개선 무리
"의무범위 과도하게 넓고, 처벌 수위 너무 강해…면책규정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까지 4개월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업 10곳 중 6곳이 시행일까지 관련 의무 준수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무 내용과 처벌 범위가 불명확하고, 당장 인력과 시설 및 장비를 구비할 예산 편성해 집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강도도 너무 높아 특히 고의·중과실이 없는 산업재해라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으로 인해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경영 중단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7일 국내 기업 314개사(50인 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준비 및 애로사항 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산재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등을 징역 1년 이상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규정을 포함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된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 1월27일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시행령에 규정된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법 시행일까지 준수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전체 응답 기업의 66.5%, 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77.3%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들은 경영책임자의 의무내용 중 41.7%가 '인력, 시설 및 장비의 구비, 유해·위험요인 개선에 필요한 예산 편성 및 집행', 40.8%가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요구하는 의무 이행사항 점검 및 개선'을 준수하기 가장 어려운 규정으로 꼽았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의무범위가 과도하게 넓어 경영자 부담 가중(61.5%) ▲종사자 과실로 재해가 발생해도 처벌 가능(52.2%) ▲형벌수준이 과도해 처벌 불안감 심각(43.3%) 등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74.2%가 고의·중과실이 없는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경영책임자 처벌 면책규정 마련이라고 답변했다. 그 다음으로 대기업은 경영책임자 의무 및 원청의 책임범위 구체화(52.3%), 중소기업은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 완화(37.3%)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대기업의 경우 하청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 범위가 불분명한 점, 중소기업은 사업주가 오너이기 때문에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불명확성이 해소되지 못해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의무 준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전무는 특히 "과도한 형사처벌 규정도 문제지만 고의·중과실이 없는 사고까지 경영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면책규정을 마련해 보완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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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중소기업은 대부분 오너가 직접 경영해서 처벌에 따른 경영중단에 대한 두려움이 대단히 큰 상황"이라며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정부의 적극적인 컨설팅 및 예산지원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1년 이상 유예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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