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주 테일러시 합동회의서 세금 인센티브 지원 만장일치
삼성은 여전히 '신중' 모드…다른 후보지 협상테이블 유효
세제혜택·안정적 인프라·인력확보 등 핵심요소 놓고 검토中

"稅 90% 감면" 치고나온 테일러市…삼성 계산기 속 핵심요소 세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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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현진 기자]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설하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두고 이를 유치하려는 후보 도시 간 인센티브 막판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향후 20년간 재산세를 최대 90% 감면하겠다는 구체적인 조건을 내걸며 방아쇠를 당긴 까닭이다. 다른 후보지들이 이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기준점이 마련되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여러 선택지를 비교 검토하며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는 우위를 점했다.

앞서 가는 테일러시, 삼성은 ‘신중’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시가 재산세 환급 등 인센티브 계획안을 결정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제 혜택 뿐 아니라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설 지역의 인프라 등을 고려해야 하고 다른 후보지와의 협상 테이블이 유효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시가 세제 혜택 등을 공식화하고 기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시와도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며 "다른 후보 도시들이 물밑에서 이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현지 외신에 따르면 테일러 시의회와 윌리엄슨카운티는 전날 열린 합동회의에서 삼성전자가 해당 지역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경우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삼성전자가 2026년 1월31일까지 최소 600만 평방피트(56만㎡) 규모의 반도체 공장 시설을 건설하고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제공할 경우 카운티는 삼성이 처음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돌려주고, 그다음 10년간 85%를 환급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의회, 윌리엄슨카운티, 삼성오스틴반도체 관계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테일러 교육자치구 이벤트센터에서 합동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테일러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의회, 윌리엄슨카운티, 삼성오스틴반도체 관계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테일러 교육자치구 이벤트센터에서 합동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테일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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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테일러시의 이 같은 계획안이 투자 유치 등 현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동의를 구하는 텍사스주 규정에 따라 이뤄진 조치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또 다른 후보지인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최장 20년간 90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혜택을 요청했던 사실을 토대로 인센티브 방안이 수립된 것이라고 추측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텍사스주 정부와 오스틴시 인근 지방자치단체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20년 동안 세금 8억547만달러(약 9400억원)를 감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들 지역과 함께 애리조나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 제네시카운티 등에서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추가로 구체적인 혜택을 제안한 곳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테일러시가 결정한 내용은 참고 사항일 뿐 아직까지 후보지와 관련해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며 "다른 지역과도 여전히 협상 중이고 다양한 조건들을 함께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 투자지 선정 가를 핵심 요소 세 가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 신설에서 고려하는 첫 번째 요소는 각 주·시 정부가 제공하는 세금 인센티브 혜택이다.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는 그 규모가 막대해 세금과 같이 향후 발생할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반도체의 경우 운송이 주로 항공편을 이용해 이뤄져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시설이 세워질 국가나 지역의 한계가 크지 않은 편인데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 제공되는 지원에 무게를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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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각 주·시 정부가 잇따라 제공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을 내놓으면서 삼성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삼성도 텍사스주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뉴욕, 애리조나 등 다른 지역을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가 매우 경쟁적"이라고 언급하고, 최근 테일러시의 적극적인 지원책 발표에도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막판까지 혜택을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이 들여다보는 또 다른 요소는 반도체 제조시설 가동에 필수적인 용수와 전력 등 인프라 부분이다.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공업용수와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은 지난 2월 텍사스에 불어닥친 이상 한파 영향으로 사상 처음 오스틴공장 가동을 중단해 약 4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오스틴이 반도체 공장 증설 후보지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다른 후보지인 애리조나의 경우에도 지난달 미국 남서부 지역이 물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삼성 투자 유치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지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최근 테일러시는 삼성 측에 안정적으로 용수와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뉴욕주는 현재 삼성이 고려하고 있는 지역이 제네시카운티 내 과학기술첨단제조산업단지(STAMP)여서 용수와 전력 확보가 용이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반도체 제조시설에 필요한 고급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또 주변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돼 있는지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오스틴과 테일러는 인근에 20여개의 대학이 있고 노동인구 절반가량이 대졸자로 고급 인력들이 모여 있어 인재 확보에 유리하다. 또 현재 삼성 오스틴 공장이 있는 지역인 만큼 이 생태계를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다. 애리조나의 경우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하기로 한 지역으로 향후 생태계 확대가 예상되며 뉴욕도 산업단지에 들어가려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인력 확보나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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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삼성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면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데다 한번 터를 잡으면 2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면서 "부지, 인프라, 비용, 고객사와의 관계 등 다각적인 요소들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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