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13년 전 아프간서 조난당한 바이든 구해

2008년 2월20일 아프가니스탄 시찰 전 기념촬영에 나선 당시 미 상원의원 조 바이든(오른쪽 세 번째)을 태운 헬리콥터는 다음 날 산악지역에 불시착했다. 당시 이들의 구조를 도운 현지인 통역사는 카불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통역사는 사진에 없다. /사진=미국 국무부

2008년 2월20일 아프가니스탄 시찰 전 기념촬영에 나선 당시 미 상원의원 조 바이든(오른쪽 세 번째)을 태운 헬리콥터는 다음 날 산악지역에 불시착했다. 당시 이들의 구조를 도운 현지인 통역사는 카불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통역사는 사진에 없다. /사진=미국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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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13년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눈 폭풍에 갇혔을 때 구조를 도운 통역사가 아직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했다며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백악관이 "우리는 당신을 거기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탈출을 원하는 아프간인이 있다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구해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당신을 거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의 헌신을 존중할 것이다. 우리는 정확히 약속한 대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하메드(가명)는 13년 전 아프가니스탄 산악에서 조난당한 바이든 대통령을 구조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젠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미군이 전날 카불에서 마지막 수송기를 띄웠을 때 은신처에 숨어있던 그가 연락해 '집을 떠날 수 없다. 너무 무섭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안녕 대통령 각하. 나와 우리 가족을 구해주세요.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애원했다고 밝혔다.

앞서 모하메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이었던 2008년 2월21일, 아프간 산악지대에 고립된 그를 구조하기 위해 파견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탄 헬리콥터가 비상 착륙한 지점은 그 전날 미군과 탈레반 반군 간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던 곳과 16km 떨어진 지점이었다.


모하메드와 함께 일했던 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 소속의 한 용병은 모하메드가 통역뿐 아니라 작전이 수행되는 동안 주변 주민들을 설득하고 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며 "영하의 기온에서 30시간 이상 경계 임무를 맡기도 했다"고 WSJ에 전했다. 이어 "험난한 지역에 들어갈 땐 미군이 모하메드에게 무기를 주기도 했다. 워낙 그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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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미군을 도운 모하메드는 특별이민비자(SIV) 신청 대상이었다. 지난 6월 앤드류 틸 미군 중령은 "그의 사심 없는 헌신은 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주기도 했다. 하지만 모하메드가 근무했던 방위산업체 계약자가 일부 서류를 분실해 그와 그의 가족의 특별비자 발급이 중단됐다.


이후 모하메드는 가족들과 함께 무작정 카불 국제공항을 찾아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군은 모하메드의 공항 출입만 허용할 뿐, 그의 아내와 자녀의 출입은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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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의 소식을 들은 그의 전우들은 미국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탈출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그의 동료였던 숀 오브리언은 "아프가니스탄인 한 명만 도울 수 있다면 그(모하메드)를 선택해야 한다.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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