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음모, 바이러스 법정'…코로나 기원 조사는 과학이 아닌 정치
코로나 기원 조사 반격 나선 중국, 미국도 조사받아라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미국 정보기관들이 중국 우한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8일(현지시간) 늦은 시간 '바이러스 재판소, 미국의 음모'라는 제목의 풍자 삽화를 게재했다.


삽화 배경은 미국 청문회장.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청문회장 한가운데 서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로고가 새겨진 방역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중국을 의미하는 듯하다. 그는 의술을 상징하는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들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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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문양이 들어간 탑 햇을 쓴 이가 재판장이다. 재판장 왼쪽에 착석한 두 명은 귓속말을 하고 있다. 한 명은 귓속말이 새어 나가지 않게 마이크를 손으로 가리고 있다. 재판장 오른쪽엔 역병을 몰고 와 인간을 죽음으로 이끈다는 묵시록 기사가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말을 탄 자유의 여신상이 조사받는 이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독수리도 그를 주시하고 있다. 기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다.


이 삽화의 핵심은 그림보다 글자에 있다. 삽화에는 '에푸르 시 무오베(Eppur si muove)'라는 글이 표기돼 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뜻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 이후 재판장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갈릴레이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1633년 종교 재판을 받았다. 갈릴레이는 결국 자신의 소신을 접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인류는 우주가 아닌 지구가 돌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삽화는 중국 우한 실험실이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지라는 미국의 주장이 터무니없고, 시간이 흐르면 그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삽화는 과학을 무시했던 갈릴레이 재판을 인용, 미국이 중국에 대해 17세기 식 종교 재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희망(?)대로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미국 정보기관 4곳은 낮은 수준의 확신을 갖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다른 1곳은 중간 정도의 확신을 갖고 첫 인간 감염자는 우한 연구소와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화학 무기로 개발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여전히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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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미국 포트 데트릭 연구실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실험실을 조사하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식 요청했다. 미국이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전까지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갈릴레이가 법정을 나서면서 '에푸르 시 무오베'라고 중얼거렸다는 말은 일화일 뿐 정설은 아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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