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특별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8.26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특별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8.26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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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정부가 집 없는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월 수입이 120만원에 불과한 저소득 청년 약 15만2000명이 그 대상이다. 요즘처럼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국에 월세 20만원짜리 집이 구해질까 싶지만, 어찌 됐든 저소득 청년에겐 귀한 돈일 것이다.


그런데 기간을 살펴보니 1년짜리 한시 지원이다. '그 뒤에는?' 질문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저소득 청년에겐 집 없고 소득도 시원찮은 곤궁한 삶이 여전히 이어지겠지만, 그 1년 사이 '대통령 선거'라는 이벤트를 치르고 난 정치권은 다시 외면할 것이란 생각에 이르자 씁쓸함만 감돈다.

최근 국세청에서는 사회초년생인데도 수십 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10~20대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이 있었다. 20만원짜리 월세방을 전전하는 저소득 청년에겐 상상조차 어려운 딴 세상 얘기다. 평범한 대다수 2030 세대에게도 지난 4년 간 치솟은 집값은 그저 '넘사벽'이다. "청년 세대 내 격차를 완화해 모든 청년들이 공정한 출발선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다.


긴 기간에 걸쳐 서서히 파괴된 청년의 삶은 결코 단숨에 해결될 수 없다. 정부가 당장 '20조원'이라는 숫자를 내세워 '특별 대책'을 실시한다 해도, 이 같은 '일시적 현금지원' 방식은 눈속임에 불구하다. 당정은 스스로도 면구했는지 '청년 아파트 특별공급' 카드를 발표 도중 우발적으로 꺼내들었다. 당초 발표안에는 전혀 없는 내용이었다. 이조차도 '검토하겠다'는 정도로, 내부 협의도 거치지 않은 설 익은 미끼에 불과했다. 곧바로 당 내에서 "주고도 욕먹는 것"(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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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청년에게 양질 일자리 취업 기회를 늘리는 것인데, 정작 이 대목에서는 '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기업·금융기업·공기업 채용이 확대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겠다'는 추상적 표현에 그쳤다. 정치권이 '당장의 선거'에 집착하는 사이 청년들은 삶 전체를 파괴당하고 있다. 이는 비단 청년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약 27만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4년제 대학 입학 정원(31만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청년의 고통은 곧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로 돌아오고야 말 것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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