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최대한 윤도현색 빼고 노래…이영훈 형님 하늘에서 좋아하실 것 같다"
5년만에 '광화문 연가' 뮤지컬로 돌아온 윤도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이영훈 작곡가와는 같이 녹음해 본 경험이 있고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형님이 잘 대해 주셨죠. 병상에 계실 때 문병을 갔는데 위중한 상태에서도 곡을 쓰고 계셨어요. ‘내 노래로 뮤지컬을 만들테니 네가 꼭 해라’ 하시더라고요. 작품이 잘되고 있으니 아마 하늘에서 보고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윤도현이 5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왔다.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을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주인공 명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광화문 연가’는 2017년 초연과 2018년 재연에 이어 올해 3번째 시즌으로 돌아와 호평을 받으며 관객몰이를 하고있다.
이영훈은 ‘붉은 노을’ ‘소녀’ ‘빗속에서’ 등 수많은 명곡을 낳은 한국 팝 발라드의 개척자다. 윤도현은 그와 두 차례 녹음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2016년 ‘헤드윅’을 끝으로 뮤지컬 무대를 떠났던 윤도현이 다시 무대로 돌아온 계기도 ‘형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극중 윤도현이 연기하는 명우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시간을 관장하는 신 월하와 함께 1980~1990년대의 기억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중년 작곡가다. 윤도현은 "명우는 음악에 미쳐 살았던 작곡가이면서 곡 제작을 위해 자기의 모든 감정을 다 소비해 버리는 바보같은 음악인"이라며 "같은 음악인으로서 나와 닮은 점이 많아 감정이입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윤도현은 2011년 동명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도 출연했었다. 현재 공연 중인 작품과 연출자는 같지만 제작사와 곡 구성, 스토리 등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전작이 남녀 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CJ ENM의 ‘광화문 연가’는 한 중년 음악가의 삶에 집중한다. 윤도현은 "삶의 무게와 짐 같은 것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떠나는 명우를 통해 중장년 관객들이 특히 많은 공감을 얻을 것"이라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드려야 하기에 노래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극중 가장 애착을 갖게 된 곡으로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꼽았다. "명우가 죽기 전 모든 걸 정리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다. 멜로디가 아름답고 감정이 메마르지 않는 곡이라 좋다. 공연 전 늘 기대감이 있고 부를 때마다 새롭다. 개인적으로 이영훈 작곡가의 곡 중 휘파람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 넘버엔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
그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로커다. 하지만 이런 확고한 정체성이 뮤지컬 무대에서는 되레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최대한 ‘윤도현의 색’을 빼고 노래를 부르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윤도현은 "깨끗하고 맑은 소리를 내기 위해 두성을 자제하고 힘을 뺀 채 노래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제 시그니처 발성은 ‘그게 나였어’와 ‘붉은 노을’ 고음 때 진성으로 부르는 것 외엔 없다"고 강조했다.
윤도현은 월하 역을 맡은 차지연·김호영·김성규에 대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배우라고 추켜세웠다. 차지연은 훌륭한 가창력이, 김호영은 월하의 표본같은 매력이, 김성규는 귀여우면서도 노래하는 컬러가 돋보이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윤도현은 "명우를 연기한 배우들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지만 월하 역의 3인방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면서 "할 때마다 재밌고 새롭게 느끼는 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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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속한 록밴드 YB의 멤버들도 모두 공연을 봤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영국인 기타리스트 스캇 할로웰까지 공연장을 찾아 그를 응원했다. 윤도현은 "스캇이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진 않았지만 음악이 너무 좋았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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