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무전무업(無錢無業) - 돈 벌려고 취업? 돈 있어야 취업!
무전무업(無錢無業)은 돈이 없으면 취업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취업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스펙 쌓기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일러스트 = 오성수 기자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취업 준비생 사이에선 스펙 5종이 곧 기본조건으로 통한다. 대학, 토익성적, 어학연수, 인턴 경험, 공모전 입상실적을 갖추지 않으면 서류전형조차 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근엔 코로나19 장기화로 IT인력 수요가 늘어나자 컴퓨터활용능력, 정보처리기능사 등 IT 자격증이 인기를 끌며 또 하나의 필수 스펙으로 자리매김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11월 구직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취업준비 비용은 연간 348만원으로, 2008년 175만원 대비 2배로 나타났다. 같은 곳에서 지난 7월 조사한 취업준비 비용 현황조사에서는 취업 준비 비용 증가의 이유로 절반 이상인 63%(복수응답)가 ‘취업이 어려워져 불안한 마음이 커서’라고 답했고, 경쟁이 심해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기 위해서(44.6%)와 수강료, 교재 가격 등이 올라서(26.1%)가 뒤를 이었다. 구직자들이 비용을 가장 많이 들이는 분야는 자격증 취득인데 부담을 느끼는 항목 역시 자격증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진행된 다른 설문조사에선 구직자 2122명 중 81.9%가 경제력이 성공적인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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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무업(無錢無業)은 돈이 없으면 취업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취업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스펙 쌓기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한국의 88만원 세대와 유사한 유럽의 ‘1000유로 세대’를 담은 동명의 이탈리아 소설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의 좌절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소설의 작가는 명문 밀라노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했지만 10년간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건축기사 취업 시 건축사무소 인턴 경력이 꼭 필요한데 이미 그 자리는 유력자의 자녀들 몫이라 돈과 백이 없는 구직자는 취업 단계부터 기회가 막힌다는 것이다. 글로벌 구직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사이 취업에 필요한 비용은 더욱 치솟았다. 이달 23일 잡코리아가 구직자 8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취업 준비 비용은 월평균 약 44만3768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6.4%)이 아르바이트로 그 비용을 직접 마련한다고 답했고, 부모님께 받은 용돈(20.6%), 기존에 모아둔 저축 금액(14.8%)이 뒤를 이었다. 한편 온라인채용업체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워질수록 구직자가 스펙쌓기용 자격증에 집중하는 추세가 강해지는데, 최근 기업의 채용이 줄어들면서 준비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례
B: 어, 면접 보고 왔는데 광탈했지. 대기실에서 얘기 나눠보니까 다들 스펙 끝판왕들이더라고.
A: 그러게, 아니 대학 졸업하는 것도 버거운데 언제 어학연수 갔다가 학점 챙기고 봉사활동에 인턴까지 하냐고. 수상은 또 아무나 해? 공모전부터 피가 튀는 전장인데.
B: 같이 들어간 한 친구는 피부 관리도 받는다더라고. 외모도 스펙 중 하나라나. 나 진짜 이번 생에 취업할 수 있을까?
A: 무전무업 시대구만. 그래도 우리만 할 수 있는 걸 찾아봐야지. 힘내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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