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기술력 보탠 '오에라' 럭셔리 승부수
'비전2030'의 첫번째 성과
한섬 인수 대표적 경영 스타일

[사람人]정지선 회장, '공격DNA' 이번엔 화장품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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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화장품 사업 본격 진출을 통해 미래 청사진으로 밝힌 ‘2030 비전’에 한발 더 바짝 다가섰다. 기존 주력 사업인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등 미래 신수종 사업을 더해 매출을 2배로 끌어올려 203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화장품 론칭, ‘비전 2030’ 첫 단추

현대백화점그룹의 첫번째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oera)’는 ‘비전2030’의 첫 성과물이다. 정 회장은 2017년부터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패션 외길을 걸어왔던 한섬 임직원들에게 화장품 사업은 생소하고 낯설었다. 정 회장은 "조급해하지 말고, 고객의 기대에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차별화된 원료와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섬 임직원들은 신중하게 접근했다. 브랜드 콘셉트를 정하는데만 2년이 소요됐다. 한섬은 화장품 분야에 관심이 많은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 향, 촉감, 사용감 등 다양한 분야에 설문조사부터 실시했다. 스위스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럭셔리 스킨커어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직원들은 바로 스위스로 향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화장품 전문가중 한명인 ‘스벤골라 박사’와 접촉했고, 브랜드 콘셉트부터 성분 개발 등을 함께 진행했다. 스킨케어 제조 기술이 우수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도 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오에라’에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브랜드다.


한섬 인수 그후

1971년 매출 8400만원짜리 서울 압구정 슈퍼마켓에서 시작한 현대백화점그룹은 50년 만에 매출 20조원, 재계순위 21위(자산 18조3000억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정 회장이 2008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로 ‘뚝심 경영’을 펼쳐온 결과다.

2012년 ‘한섬’을 인수한 것은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M&A 사례다. 당시 국내 패션 시장 침체로 내부에서도 패션사업 진출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정 회장은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정재봉 당시 한섬 사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지었다. 인수 후 정 회장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김형종 사장을 한섬으로 보내면서 "긴 호흡으로 멀리 봐 달라"며 "‘고급 여성복의 명가’라는 이미지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인수 이후 매출액은 2012년 4963억원, 2013년 4708억원, 2014년 5248억원으로 제자리걸음 했다.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인수 직전 연도인 2011년 98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710억, 2013년 503억원까지 줄었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어려울때 더 투자한다"

주위의 우려에도 정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 회장은 패션기업의 미래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은 전문 디자이너 확보라고 강조하며 100여명 수준이던 디자이너 인력을 3배 가까이 늘렸다. 신규 브랜드 론칭, 기존 브랜드 리뉴얼 등도 추진했다. 여기에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도 인수해 패션사업을 더 키웠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은 1조2000억원으로 인수 8년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정 회장은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스타일이다. 사업에 뛰어들기 전 문제점을 사전에 검토하고, 경쟁사의 오류를 반면교사로 삼는다. 사업을 시작하면 포기는 없다. 끝장정신과 함께 공격적으로 돌진한다. 아웃렛 사업은 경쟁사 롯데, 신세계보다 6년 늦게 출발했지만 김포, 판교, 동대문, 송도 등 각 지역 랜드마크에 출점하며 안착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현대백화점은 올 들어 연이어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스페이스원을 열었고, 올해 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며 유통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발주자인 면세사업도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2월)과 인천공항면세점(9월)을 차례로 문을 열었다. 경쟁사가 부실 점포를 정리하며 몸집을 줄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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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3~5년 단위의 중장기적인 사업전략을 세워 이를 바탕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고용창출 등으로 국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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