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의견 첨예하게 갈려
"여성, 성소수자 박해 우려" vs "자국민도 힘든데"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군이 경비를 서는 가운데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군이 경비를 서는 가운데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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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기지를 포함한 해외 군사 시설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에 대한 국내 시민들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파병국이었다"며 인도주의적 대응을 촉구한 반면, 범죄 상승·실업난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프간 난민들에게 국경을 열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글을 올린 청원인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탈레반 반군이 수도 카불을 접수하면서 미국과 정부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쏟아져 나가듯 나라를 떠나고 있다"며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박해가 심해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높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의료병력, 공병지원단을 파병한 파병국"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파병을 했든, 파병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든 전쟁과 아프가니스탄의 현 상황에 대해 한국의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면서 난민 수용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시민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사진은 난민 수용을 촉구하는 청원글(위)과 반대하는 글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시민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사진은 난민 수용을 촉구하는 청원글(위)과 반대하는 글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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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난민 수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난민 받지 말아 주세요'라는 글을 쓴 청원인은 "코로나 장기화로 우리나라도 불경기로 힘든 상황"이라며 "자국민도 힘든데 난민을 받으면 감당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난민 받으면 돈은 누가 내냐, 결국 국민 세금"이라며 "종교문제도 심각하다. 난민을 받는 순간 우리는 테러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게시판 관리자가 공개 검토 중인 이 청원글은 하루 만에 6000명이 넘는 이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앞서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 기지를 포함한 해외 군사시설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성이 현재 고려하고 있는 임시 수용시설로 미국 버지니아주,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 군사기지와 한국·일본·독일·코소보·바레인·이탈리아 군사 기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수송기를 가득 메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 사진=연합뉴스

미군 수송기를 가득 메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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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한미군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난민 수용 명령을 하달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사령부 소속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 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 지시를 하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은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카불로 진입하자, 철수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철수 완료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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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비전투병력을 파병해 왔다. 지난 2001년 12월에는 수송 임무를 담당하는 해성부대와 청마부대, 다음해에는 의료 지원단인 동의부대와 건설공병지원단 다산부대를 파병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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