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이성윤 재판 시작… '공소장 유출'은 지지부진
23일 공판 준비기일 이 고검장 불출석… 이성윤 측 "수사외압 등 없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대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첫 재판이 시작됐다. 이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은 병합되면서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다만 이 사건의 '공소장 유출 사건'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고검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 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공소사실과 재판 진행 과정 등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고검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 고검장은 지난 2019년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려 하자 '출금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고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하고 수사 결과를 왜곡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고검장은 수사팀의 소환조사 요구를 수차례 거부하고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해달라고 요구하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기소 후에는 "수사과정을 통해 사건 당시 반부패강력부 및 대검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나 결국 기소에 이르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당시 수사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 중 이 고검장을 제외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의 재판은 병합은 병합돼 이 고검장과 같은 재판부에서 먼저 심리를 시작했다.
다만 이 고검장의 공소장 내용이 유출된 사건은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김 전 차관 사건으로 기소된 이 고검장 공소장 내용 일부가 당사자가 받아보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대검찰청의 진상 조사가 시작된 데다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로 해당 문건을 열람한 검사 10∼20여명이 특정되면서 빠르게 정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찰의 진상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을 직접수사로 전환한 공수처 역시 시간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공수처는 "현직 검사가 공소장을 특정 언론사에 의도적으로 유출해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의 고발을 받아들여 수사에 착수했지만 석 달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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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검찰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반영해 중복수사 등의 논란을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공수처가 검찰 내부 전산망과 감찰부를 강제수사하는 선택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이 유출자를 찾아놓고도 사건을 덮거나 증거인멸 등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현재 공수처는 고발인 조사만 마친 상태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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