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테이퍼링‥Fed, 연내 시작 할 듯(상보)
인플레·고용 목표 달성 가능성 공감대
자산매입 축소 시간표 단축 요구도 커
파월 합의 유도 통해 결정 예상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 연방 준비제도(Fed)가 연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시간표가 제시됐다. 일부 반대가 있지만 대다수 고위 관계자들이 인플레와 고용 목표 연내 달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축소 속도도 과거에 비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Fed는 테이퍼링 후에도 금리 인상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시작한 자산매입을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 후 미국 경제가 후퇴 조짐을 보였던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연임 여부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제 구세주 역할 마치기 사라지는 자산매입
Fed가 2008년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양적완화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또다시 경제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다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Fe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월 8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400억달러의 부동산 담보부 채권(MBS)를 매입하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전격적인 제로금리와 함께 자산매입을 통해 미 금융시장은 안정됐고 경제는 빠르게 회복됐다.
경제 회복과 5%가 넘는 인플레이션 상승, 고용 회복이 이어지면서 자산매입 축소는 시점의 문제로 예상됐다. 월가에서는 내년초를 예상하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미국 경제 상황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중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이 확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Fed 의원들이 합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달 말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하고 9월 FOMC에서 결론을 낸 후 11월부터 시행하는 시나리오다.
커지는 조기 테이퍼링 목소리
상당수 Fed 고위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테이퍼링 시작을 요구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자산매입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다음 달 FOMC회의 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해야 하며 연내에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중반까지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공급망 문제로 인해 경제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자산 매입을 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자산매입을 했던 상황과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하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노동력과 원자재 확보가 어려운게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환경에서 (자산매입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촉발하고 지속 가능한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왕 비둘기'에서 매로 변신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도 이날 인터뷰에서 "Fed가 완화적 통화 정책 변화를 늦추기 위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간과할 경우 매우 파괴적인 형태의 정책 변화에 직면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느린 변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교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불러드 총재는 테이퍼링 완료 시점에 대해서도 내년 1분기라는 비교적 빠른 시간표를 제시했다. 불러드 총재는 조기에 테이퍼링을 완료해야 금리 인상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도 2022년 말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제시했다.
연내 테이퍼링에 반대하는 비둘기파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차기 Fed 의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경우 고용진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면서도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둘기파 인사들은 테이퍼링 실시가 Fed가 금리인상을 서두르거나 고용회복을 위한 노력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비둘기 파월의 합의 시도..테이퍼링 종료 시점도 관심
Fed의 테이퍼링 결정은 제롬 파월 의장의 중재를 통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FOMC 회의록도 파월 의장이 전한 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파월 의장이 17명의 FOMC 위원 합의를 이끌어 내야한다"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금껏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왔다.
테이퍼링이 상당 기간 논란이 됐던 만큼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테이퍼링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17% 상승한 1.275%에 형성되고 있다. 달러지수는 0.02% 오른 93.165를 기록했다. 미국이 통화 정상화에 시동을 건 만큼 달러는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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