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이어 해군까지
성폭력 피해 후 잇단 극단적 선택
"지속적 성폭력에 조직문화·구조 있어"
피해자 보호조치 등 전반적 점검

해군 여성 중사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는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앞 도로를 군사경찰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해군 여성 중사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는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앞 도로를 군사경찰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연이은 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인권위는 군 성폭력 인식 실태를 재점검하고,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권위는 17일 임시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중대한 인권침해가 연이어 발생했다"며 "군 내 성폭력을 개인 간의 문제로 보는 인식과 제도나 매뉴얼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하는 구조적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직권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인권위는 2017년 이미 군 내 성폭력과 관련한 권고를 내린 바 있다. 당시 해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으로 피해자가 사망하자 인권위는 ▲성폭력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사항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신상필벌을 위한 사항 ▲국방부 내 성폭력 전담부서 설치 ▲군 내 양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한 사항 등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군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통해 군 내 성폭력에 대한 인식 실태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군 내 성폭력 사고가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 피해자 신고에 대한 해당 부대의 조치 및 보호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보호체계와 사각지대는 없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및 조사본부, 육·해·공·해병대 군사경찰단을 비롯한 조사관련 부서와 군 내 병영정책, 양성평등 관련 부서 등을 조사하고 성폭력과 관련한 제도나 매뉴얼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개선 사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지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조직 문화나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개별 사건의 해결을 넘어 제도·구조·작동체계 등 전반에 걸쳐 근본적 해결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AD

군에서는 올해에만 두 차례 성폭력을 당한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앞서 공군에서는 이 모 중사가 올해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하다가 5월 극단적 선택을 했고, 해군 A 중사 또한 지난 5월 27일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뒤 사흘 만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상부에 제대로 보고가 되지 않았고, 2차 가해가 이뤄진 점,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는 등 군 당국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