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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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달 27일 열린다. 고 후보자는 28회 행정고시로 공직생활에 입문해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 금융서비스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고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면 그가 금융위 사무처장에 임명되며 첫 고위공직자 재산을 공개한 2013년 24억1238만원이던 재산이 현재 56억9258만원으로 2배 넘게 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신고액 50억2536만원보다 6억7000만원 가량이 늘었는데 고 후보자가 배우자와 공동으로 보유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182.95㎡)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말 기준 28억9500만원에서 올해 34억600만원으로 5억원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고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2001년 9월22일 부인과 공동명의로 사들였다. 세금 체납으로 강남세무서가 근저당권을 설정한 아파트로, 은행 대출로 1억680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고 후보자는 1997년 서울 사당동 우성아파트(118.25㎡)를 매입했다 2001년 10월10일 되팔았는데, 매각금액과 은행대출을 합쳐 압구정 아파트를 산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외환위기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회복하던 시기로 고 후보자는 10억원 이하로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를 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3년에 준공된 사당동의 새 아파트를 팔고 시쳇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해 20년 가까이 된 압구정의 아파트로 갈아탄 것이다.


1982년된 압구정 신현대는 올 들어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월 57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사당동 우성아파트는 지난달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현 정부 들어 각종 규제가 나올수록 강남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을 빗댄 '똘똘한 한 채'에 일찌감치 투자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고 후보자 부부가 압구정 신현대를 매입한 뒤 16년여간 인근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았다는 점이다. 고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는 신현대 전입신고 5개월만에 옆 단지로 주소지를 옮겼는데 장남의 초등학교 배정을 위해 친척집으로 위장 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주소를 옮긴 옆 단지(구현대)는 압구정초등학교을 품고 있는데 이 학교 배정에 유리한 곳으로 주소지를 옮겼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고 후보자는 2008년 해외근무때까지 2년마다 전세집을 옮겨 다녔고, 귀국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전세를 옮겼다. 마지막 전세 주소지는 강남 학군의 핵심인 대치동이었다. 학원이 밀집해 '사교육 천국'이라고 불리는 대치동은 경기고, 경기여고,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고, 휘문고, 중동고 등 이른바 8학군 명문고가 밀집한 지역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 전입은 그동안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였다.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자신의 집을 임대를 놓고 십수년 전세로 전전하는 동안 해당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것은 고 후보자의 탓이 아니다. 다만 1970년대 강남 개발 이후 수십년간 학군 수요는 강남 집값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정통 관료'의 적절한 재테크였는지 묻고싶다. 게다가 고 후보자는 참여정부 당시 급등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 정책으로 '2006년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부동산 정책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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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쪽 가까운 고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는 일찌 마련한 똘똘한 한 채를 기반으로 예적금이 8년간 8억원 넘게 불어나는 등 공직자의 재테크 선구안이 담겼지만, "집은 사는(BUY) 곳이 아니라 사는(LIVE)는 곳"이라던 현 정부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 떠올라 입맛이 쓰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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