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도 즉시연금 1심 패소…보험업계 미지급 규모만 1조원
미래에셋·동양·교보생명에 이은 패소
즉시연금 관련 리스크 커질듯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4000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지급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미래에셋·동양·교보생명에 이은 패소다. 보험사들이 연이어 패소하면서 지급해야할 보험금 규모만 1조원으로 추산된다.
22일 법조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원고들에게 미지급액 5억9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2018년 10월 금융소비자연맹이 삼성생명 즉시연금 관련 피해자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제기한지 약 3년만이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들 손을 들어줬다. 삼성생명은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고,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편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기면 한 달 후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원고들은 즉시연금 중에서도 일정 기간 연금을 수령한 후 만기에 도달하면 원금을 환급받는 '상속만기형' 가입자들이다.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은 가입자들이 2017년 금융당국에 민원을 내면서 발생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즉시연금 판매 생명보험사들은 만기형 가입자의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에서 일부를 공제하고 연금 월액을 산출한다. 가입자들은 약관에 이러한 공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고 보험사의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며 금융당국에 민원을 넣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에 덜 준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나머지 가입자들에게도 보험금을 주라고 권고했으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등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금감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 8000억~1조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5만명, 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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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마저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보험업계는 즉시연금 미지급과 관련된 리스크가 커졌다. 삼성생명은 판결문 수령 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은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모두 항소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도 항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의 결론은 최고법원에 가서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소송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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