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13일 발간된 2021년판 일본 방위백서 표지. 말을 탄 무사를 수묵화로 표현했다.


지난해 후지산과 매화 이미지에서 달라졌다. 방위성 측은 "방위백서에 관심이 없는 젊은 층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호전적인 무사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방위백서 표지는 전투기 등 장비품이나 자위대원의 사진을 주로 사용했다.


이 방위백서의 표지만 자극적인 게 아니다. 내용은 더 심하다. 일본은 백서에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자위대 부대 위치 지도 등에서도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를 표시하며 도발했다.


한국과의 방위협력을 다룬 부분에선 "한국 측의 부정적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일 방위 당국 간의 과제로 작년 방위백서와 마찬가지로 2018년 10월 한국 주최 국제관함식에서 해상자위기(욱일기) 관련 한국 대응, 같은 해 12월 한국 해군 구축함과 자위대 초계기 갈등 등을 든 뒤 올해는 한국 해군의 다케시마 주변 해역 군사훈련을 추가했다.


한국의 방위정책을 소개하면서 ‘한국 군비증강과 국방예산’이란 1쪽 분량의 별도 코너를 신설하기도 했다. 한국의 국방예산 증가에 대한 강조는 일본이 방위비 증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해석된다.


물론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토 주장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도 도발은 2005년 이후 17년째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방위백서가 나온 시점이 묘하다는 점이다.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일본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독도 영토 주장을 강화하려는 속셈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과 이를 계기로 추진하고 있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일본 측의 정보 사전 유출 등의 요인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정부 입장 역시 단호하다.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양국 정상회담 개최와 상관없이 독도 문제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방위백서 발간 당시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와 국방무관을 청사로 불러들여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 영토 주장과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일본은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아베 신조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한 만큼 문 대통령도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지금과 180도 다르다.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한 것은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구로 우리 정부가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지운 것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은 우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때 우리의 호의를 무시하고 방위백서와 도쿄올림픽 지도를 통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야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야 할 최소한의 명분도 없어진 셈이다.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지만 일본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참석을 강행할 필요성은 없다.


괜히 침략전쟁과 만행의 상징이었던 욱일기를 올림픽 응원기로 채택하기까지 하면서 전쟁범죄를 정당화하려 하는 일본의 축하 무대에 들러리를 서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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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과거사 문제 등 한일 현안과 경제 협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해묵은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는 어렵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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