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해줄테니 사진 보내"…대출 빙자 범죄 기승
대출빙자형 범죄 주의보
대출 빌미로 사진 요구한 뒤 "돈 내놔" 협박
휴대전화로 소액결제하고 대포폰 팔아넘겨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돈 빌려줄테니 주민등록증과 함께 상의를 벗은 사진을 보내라."
500만원의 급전이 필요했던 취업준비생 서은향(23·가명)씨는 지난 3월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출광고를 보고 상담을 받았다 업자로부터 황당한 ‘담보물’을 요구받았다. 서씨는 곧바로 대화를 끝내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범죄의 표적이 될 뻔했다. 수년 전 중국에서는 여대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개인 간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누드사진이 대량으로 유출돼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은행에서 연 10%대 대출을 이용했던 한수진(47·가명)씨는 3~4%대의 대환대출 전화를 받고 상담사가 시키는대로 했다가 피싱사기를 당했다.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1000만원을 입금했으나 상대는 잠적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대출빙자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미끼로 입금을 요구하거나 대환대출을 해 준다며 원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돈을 빼가는 수법이다. 대출을 빌미로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거나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유도한 뒤 돈을 빼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대부업체를 가장해 대출 희망자 약 440명으로부터 휴대전화 900대와 유심 1200대를 넘겨받아 15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검거된 바 있다. 이들은 대출을 하려면 휴대전화 개통이 필요하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받아냈다. 이후 대출은 해주지 않고 소액결제를 한 뒤 휴대전화는 대포폰으로 팔아넘겼다. 이 조직은 대출상담책과 매입책, 고객정보 수집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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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씨처럼 대출 담보로 나체사진을 요구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일도 있다. 어머나와 아들이 작당해 지난 3월 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여성 5명에게서 나체사진을 받은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해 1억원 상당을 뜯어냈다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은 여성대출 상담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경찰은 올해 2~3월 두 달간 서민 경제 침해 사기범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8076명을 검거하고 670명을 구속했다. 유형별 검거 건수는 사이버사기가 1만567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화금융사기 3463건, 보험사기 268건, 전세사기 31건, 취업사기 18건 등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나 온라인으로 대출을 권유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요구를 하는 경우는 무조건 사기"라면서 "피해를 봤다면 최대한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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