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전환 방향 맞지만 시기·내용 모두 미흡
세제 강화·임사자 규제 매물잠김 부추겨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는 올해 2·4 부동산대책을 기점으로 공급 확대 위주로 정책 변화를 시도했지만 전문가들은 시기나 내용 모두 ‘미흡했다’고 입을 모았다. 방향성은 좋았지만 당장의 공급은 어려워 하반기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가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은 오히려 매물잠김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28일 부동산 시장·정책 전문가 10명이 평가한 올 상반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적표는 총 10점 만점에 평균 4점에 그쳤다. 3점을 준 전문가들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 연구소장은 2점을 주기도 어렵다며 혹평했다. 6점을 준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과락을 면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4년 간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규제책을 펼쳐온 문재인 정부는 올 들어 공급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지난 2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공공 주도 재개발·재건축을 발표하고 매달 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논란에도 3기 신도시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며 공급 시그널도 계속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 "10점 만점에 4점"…부동산정책 한 목소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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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10점 만점에 4점"…부동산정책 한 목소리 비판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 전환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늦은감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뒤늦게 공공이 개입한 정비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재개발·재건축은 바로 이뤄지는게 아니다"며 "주택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에 실효성을 가져오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역시 "공급 발표는 풍년인데 실제 착공된 곳은 없다"며 "대책을 빨리 실행해서 한 곳이라도 성공모델이 나와주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대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일부 전문가는 정책의 실현가능성 자체를 낮게 평가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남의 땅을 가지고 공공이 주도한다는 것은 변수가 많다"며 "시범단지 정도는 추진될 수 있지만 이후에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토지수용권 등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어 토지주들의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방법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주택 실소유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푼 것 역시 전문가들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가 이달부터 실행되는 등 여전히 시장의 수용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는 추가 매수세를 차단했지만 한편으로는 매물 공급을 막아 집값이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다주택자 매물 유인책을 내놔야 매물잠김이 해소될텐데 무주택자들의 조바심을 진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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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빌라 등 비(非) 아파트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폐지는 결정적인 실기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저렴한 전월세 매물이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방향이 갈팡질팡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 연구소장은 "제도가 왜 생겼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없이 서민대책까지 없애려 했다"고 날을 세웠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그간의 여러 과정들을 볼 때 현 정부나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는 신뢰감을 갖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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