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는 공소사실 인정…"죗값 받겠다"
'친모 진술 신빙성' 두고 양측 공방

1년7개월만에 나타나 혐의 부인한 친부…친딸 유기치사 사건 재판 재개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생후 2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잠적했던 친부가 1년7개월만에 재개된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아이를 방치게 숨지게 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친모와는 상반된 입장이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친부 김모(44)씨와 친모 조모(42)씨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학대하거나 유기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나타난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다"면서 "다만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 법률적 판단만 받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0년 10월 태어난 지 2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던 아이의 사망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2016년부터 남편과 따로 살게 된 조씨가 2017년 경찰에 자수하며 사건이 알려졌다.


조씨는 아기가 사망한 뒤 시신을 포장지로 싸맨 뒤 흙과 함께 나무상자에 담고 밀봉해 집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또 조씨는 이후 김씨가 아기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했는데, 아기의 시신은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2019년 1월 김씨와 조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김씨에겐 징역 5년을, 조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김씨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선고기일이 3차례나 연기됐고, 김씨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했다.


김씨는 1년6개월여가 흐른 지난달 21일 서울 강서구의 한 노상에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지명수배자인 사실을 밝혔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나선 김씨는 "처음부터 재판을 다시 한다는 자세로, 어디서부터가 진실이고 어떻게 왜곡됐는지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반면 조씨는 "제 죗값을 받으려고 스스로 신고한 거라 다른 의견은 없고 벌을 받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의 쟁점을 '조씨 진술의 신빙성'으로 규정했다. 조씨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직접 증거가 전혀 없어서다.


검찰은 "조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거짓된 내용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조씨에게 허위진술을 할 동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 측 변호인은 "시체를 묻는 방법 대신 굳이 나무 관을 만들어 실리콘으로 막고, 시트지로 감싸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6년간 나무관을 계속 보관했고, 그 사이 이사까지 했다고 조씨는 주장하는데 이를 납득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AD

재판부는 검찰 측에 조씨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 등을 요구하며 다음 공판을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6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