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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구경만?” 해상케이블카 반대 외침, 알고보니 … 코로나 속 관변단체 동원령 내린 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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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해상케이블카’ 사업, 수영구 첫 반대 공식화 32개 관변단체 동원 집회

부산 남구의회는 ‘유치’ 결의문, 지역 모 언론사 조사에선 전체 찬성 우세 여론

부산시, 지난 5월11일 사업제안서 받고 의견청취 진행 중 “정당한 결과 기대”

부산 광안리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부산 광안리해상케이블카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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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수영구가 지금 거기서 왜 나와?


민간 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광안리해상케이블카 사업에 부산 수영구가 경관을 헤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운동을 주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영구는 지난 10일 ‘해상케이블카 사업 결사반대 범시민추진위’를 결성한 데 이어 오는 17일 궐기대회까지 열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전적으로 민간 투자사업 분야이며, 전반적인 문제는 지난 5월 11일 사업시행자가 부산시에 사업을 제안할 때부터 의견 청취 후 결정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이 케이블카 계획은 출발과 도착지를 오가는 플랫폼이 해운대구와 남구로 돼 있다. 두 구청은 여론 수렴에 촉각을 세우고 주민 의견 청취 결과에 귀를 대고 있다.

그러나 해상 통과 구간인 광안리 앞바다의 경관을 헤친다며 ‘풍경 관할’ 구청인 수영구가 난데 없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사업시행자인 부산블루코스트 측에선 “6000억원이 넘는 큰돈을 부산의 랜드마크를 세계에 내놓기 위해 투자하고, 수입 일부를 고정적으로 부산에 기부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이자 대역사(大役事)”라며 “야경 등 광안대교의 아름다운 경관에 더 멋진 풍경이 수영구 앞바다에 펼쳐지는 데 경관 훼손을 이유로 내세우니 당혹스럽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남구를 잇는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최근 5년 만에 재추진되고 있다.


부산지역 한 언론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구와 남구, 수영구 모두 전체 여론에선 사업 찬성 쪽이 더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플랫폼 건설이 이뤄지는 해운대구는 케이블카 출발과 도착 지점 인근인 마린시티 주민 다수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아파트 인근을 지날 때 창문 자동 흐림 시스템을 적용해 주민이 걱정하는 문제를 없애기로 하면서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쪽 플랫폼인 남구는 이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기대공원 난개발 우려도 제기됐지만 올해 초 남구의회 등은 해상케이블카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인천에도 뒤처지는 한국 제2도시를 살리기 위해 세계에 손색없는 관광자원을 유치하자는 뜻이다.


육지에서 볼 때 광안대교 뒤쪽으로 해상을 통과하는 구간을 조망하는 수영구만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반대 범시민추진위’까지 구성하고 나서자 일각에서는 관변단체를 동원한 구태 행정의 반복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수영구는 지난 10일 ‘광안리해상케이블카 사업 결사반대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수영구체육회, 수영구노인회, 수영구청년연합회 등 수영구 지역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추진위는 강성태 수영구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공동대표와 사무국장 등도 선출했다. 이들은 오는 17일 광안리해변에서 범시민궐기대회를 갖고 해상케이블카 반대 결의문 낭독, 서명운동 전개, 구청장 격려사 등을 통해 반대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관내 사업 반대 현수막도 내걸고 부산시와 시의회를 찾아 수영구의 반대 의견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최근 시 12대 장기표류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해상케이블카는 유일하게 ‘갈등형’으로 분류했다.


동시에 사업 영향권인 해운대구·남구·수영구에 의견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그동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제기됐으나 지자체에서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수영구가 처음이다. 해상케이블카가 지역에 도움 될 것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영구의 한 관계자는 “해운대구와 남구는 출발~종착지로 파생되는 관광 수입이라도 있지만 수영구는 해상으로 지나는 케이블카를 구경하는 것일 뿐”이라며 “광안대교 뒤로 케이블카가 지나면 자연경관을 헤치기만 하고 실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시행자나 찬성 쪽 입장은 전혀 다르다.


부산블루코스트 관계자는 “애초 광안대교 건설 때도 자연경관 훼손 문제 제기도 많았지만, 불꽃 축제와 야경 등 오히려 화려한 경관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수영구의 명물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 “국내 최장 규모의 세계적 관광 명품 탄생으로 인해 얻게 되는 수영구의 실익은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구는 구청 차원에서 반대 의견을 낼 경우 주민 의견이라 보기 어렵고 명분도 없는 것을 예상해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열고 32개 관변단체를 통해 반대 활동을 지원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두고, 관변단체를 동원해 여론몰이하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크다.


지역 이슈를 두고 자발적으로 찬반 의견을 내고 결집하는 것이 생활 민주주의이지, 지자체 주도로 관변단체를 활용해 목적을 이루는 것은 ‘진짜 여론’을 왜곡시키는 민주주의의 역행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 30여개 단체 회원이 소집되는 집회를 예고하는 것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다.


부산시와 협의를 거쳐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하는 중인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영구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데도 집회까지 해야 할 때인가 라는 물음이 쏟아지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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