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안정적 발전 위해 혁신과 규제 간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

금융감독원 이진석 부원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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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빅테크가 빠른 속도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 덕분에 금융분야도 혁신의 세례를 듬뿍 받는다. 다만 빅테크가 제공하는 금융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게임의 룰이 정착되지 않은 터라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갈등의 골이 깊다. 금융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과 규제 간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테크가 제공하는 금융플랫폼 서비스는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독점적 성격이다. 플랫폼은 네트워크효과에 의존하고, 네트워크효과는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한다. 구글이 그렇고,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그렇다. 둘째 금융플랫폼 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 전이위험이 높아진다. 빅테크는 비금융업과 금융업을 모두 영위하므로 비금융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부문에 영향을 주게 된다.

셋째 금융중개기능의 약화다. 빅테크가 제공하는 금융플랫폼 서비스는 독점적이다. 독점시장에서는 독점이윤이 발생한다. 빅테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으면, 금융회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금융중개기능이 활력을 잃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는 상거래 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를 집적함으로써 금융소비자에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규제는 미흡하다. 예를 들어 소규모 금융회사보다 영향력이 몇 배 큰 빅테크가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투명한 지배구조와 촘촘한 내부통제체계를 갖춰야 할 의무가 없다.


빅테크 규제와 관련된 국제동향을 살펴보자.

바젤위원회는 2021년 3월 빅테크 규제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현행 규제체계가 빅테크의 잠재적 위험을 규제하기에 부족하다고 진단하고 ‘총체적’ 접근을 강조했다. 또한 빅테크 규제는 행위중심(activity based) 감독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기관중심(entity based) 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일행위 동일규제에 기반한 행위중심 감독을 주장하던 종전의 입장에서 벗어나 빅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일본은 금융업에 진출하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했다. 2020년 6월 종전의 ‘금융상품의 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금융서비스 제공에 관한 법률’로 개정한 것이다. 금융상품 판매라는 개념을 금융서비스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확대함으로써 빅테크의 금융플랫폼 서비스 활동을 금융규제의 틀로 흡수했다.


다만 고도의 전문적인 설명을 요하는 상품은 금융플랫폼에서 취급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주요 규제는 다음과 같다. 금융서비스 중개업자는 고객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지며,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 금융회사로부터 수취하는 수수료 등을 공개해야 하고, 금융서비스 중개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 배상책임을 진다. 또한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주로 전자금융거래법을 통해 빅테크의 금융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규제 틀을 마련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동일행위 동일규제 차원에서 많은 논의를 했고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는 일본과 같이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를 총체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접근방법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혁신과 규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혁신 없는 규제는 공허하며, 규제 없는 혁신은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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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이진석 부원장보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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