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회복 나선 김오수… 인사·정권수사까지 각 세울까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4시간 긴급 회동… 檢 의견 반영될 지 미지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의 반기가 검찰 조직개편안 수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상당히 세다"고 평가한 직후 김 총장과 긴급 회동까지 가진 만큼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검찰 내 반발을 의식한 김 총장의 내부 단속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입지는 이어질 조직개편과 중간간부 인사, 주요 수사에 대한 결단에서 모두 판가름될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전날 저녁, 검찰 조직개편에 대한 법리 견해차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다는 게 박 장관의 설명이다.
전날 대검은 '조직개편안에 대한 대검 입장'을 통해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선 검찰청 검사들도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며 직제개편안에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지청의 경우 장관 승인을 받아야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장관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검의 반대 입장을 "상당히 세더라"라고 평가한 뒤 대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는 지적에는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두 수장이 회동을 통해 이견을 좁혔다고 하지만 김 총장의 의견이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앞선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도 김 총장은 의견 피력을 강력히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총장 패싱' 논란을 일으키며 마무리됐다. 김 총장은 인사 전, 한동훈 검사장을 비롯해 일부 인사들의 복권을 추진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사 편향성 논란으로 이어졌고 김 총장은 이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남은 조직개편과 중간간부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총장이 조직개편에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놨고 박 장관과 추가 회동을 통해 의견 교환이 이뤄진 만큼 검찰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에 따라 김 총장의 리더십도 다르게 평가될 수 있어서다.
남겨진 주요 수사에 대한 김 총장의 결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이 자료를 지우거나 삭제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을 마쳤지만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핵심 인물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대전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중순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지만 당시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차기 검찰총장과 논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도 지휘를 맡고 있던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대검의 사건 처리 지연에 항의성 사표를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 총장은 김학의 사건에 연루돼 서면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팀은 김 총장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총장은 사건을 회피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 사건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한 움직임"…전 세계 2억320...
이밖에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혐의에 대한 판단도 있다. 최근 이 전 차관의 얼굴이 담긴 폭행 동영상이 공개돼 기소는 유력한 상황이지만 처분 수위 조정에서 김 총장의 판단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대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고위직 인사와 달리 중간간부 인사는 검찰 의견 반영폭이 크지만 이번 인사는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결국 조직개편과 주요 수사 결과로 김 총장 임기 내 검찰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