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미국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업들이 실적 회복 시기를 지나 본격적인 실적 증가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 기업들은 영업이익 5100억달러, 순이익 4000억 달러를 기록해 4월 초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각각 7.7%, 11.6% 상회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13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10년래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민태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0%가 넘는 증가율은 지난해 1~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이익이 크게 감소했던 영향이나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도 월등히 높은 이번 1분기 실적의 절대적인 수치는 온전히 기저효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줄었던 실적이 회복하는 시기였던 지난해 3~4분기를 지나 올해는 본격적인 실적 증가세에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실적 호조를 기록한 아마존과 애플이 속한 유통, IT하드웨어 업종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기여했다. 일부 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항공업과 운임 상승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해운업이 포함된 운송 업종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반면 건강관리, 반도체, 유틸리티 업종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실적 증가 추세에 힘입어 올해 연간 실적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2020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79%, 99%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1분기에 이어 연간으로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은 하반기에 기업 이익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 연구원은 "분기별로 보면 2분기는 1분기보다 소폭 낮은 실적이 예상되나 이 역시도 코로나 이전 분기 실적 수준보다는 월등히 높을 것"이라며 "3, 4분기는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5% 수준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런 예상대로라면 3, 4분기에 1분기 최대 분기 실적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며 연간으로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이유는 코로나 이후 중지됐던 경제활동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실제로 이에 따라 일부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2~4분기 이익 컨센서스도 완만한 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높아진 실적 기대치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근 한 달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아진 업종은 에너지, 반도체 업종이다. 2, 3, 4분기 전반에 걸쳐서 두 업종의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됐다. 민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하반기 신규 제품 출시로 인한 D램 수요 증가와 더불어 하이퍼스테일러 업체들의 재고 축적 수요 확대로 인한 서버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업종과 더불어 경제 정상화에 따른 드라이빙 시즌 수요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에너지 업종이 최대 실적 경신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유통업종의 2분기 실적 기대치도 최근 크게 높아졌고 철강, 비철·목재 업종과 같은 산업재 업종은 3, 4분기 컨센서스 상향이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들의 실적도 하반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2, 3분기 컨센서스가 최근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민 연구원은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감산을 발표했고 반도체 부족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또한 미디어·교육 업종과 통신서비스 업종도 하반기 전반에 걸쳐 기대치가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컨센서스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경우 해당 업종들의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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