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경찰 내 괴롭힘 '계급이 깡패'
밥값·술값 대납에 폭언까지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징계 99명
89명이 경위 이상 관리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지난 4월 서울경찰청은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이었던 A경정과 B경감을 대기발령·전출했다. A경정과 B경감은 각각 지난해와 2019년 말부터 형사 사건을 수사·지휘하는 부서에서 과장과 계장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부하 직원들에게 밥값과 술값을 대신 내도록 하고 폭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사건 현장에 출동하면서 자신의 집으로 직원들을 불러 데려가도록 하고 술을 마신 뒤 형사기동대 차를 타고 귀가한 의혹도 받는다. 경찰청은 이들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는 경찰관이 늘고 있다. 4일 아시아경제가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최근 4년간 직장 내 괴롭힘 징계 건수’를 보면 징계를 받은 경찰관 수는 2017년 30명을 기록한 후 이듬해엔 10명으로 줄었다 2019년 2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0명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았다. 올해 3월까지는 7명이 적발됐다. 직장 내 괴롭힘은 대부분 경위 이상 계급에서 발생했다. 직장 갑질로 징계 받은 전체 경찰관 99명 중 89명이 경위 이상이었다. 경위 25명, 경감 45명이 징계를 받았고 경찰서 과장 등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경정과 경찰서장 등을 맡는 총경 계급에서도 각각 18명, 1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하다 적발됐다. 반면 경사와 경장 계급에선 이보다 적은 7명과 3명이 각각 징계를 받았고, 순경 계급에선 징계를 받은 이가 없었다.
소속별로는 서울경찰청 소속이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인천경찰청이 그 뒤를 이었는데 각각 11명, 10명, 7명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갑질로 적발된 경찰관 중 40명이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을 처분을 받았다. 감봉은 33명, 정직은 24명, 강등은 2명으로 확인됐다. 해임이나 파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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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 원인을 경찰 조직 내부의 위계적 문화에서 찾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 전체 시각이 바뀌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경찰의 변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면서 "위계적이고 관료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결국 지휘부가 리더십 발휘가 필요한데 그들이 소통의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할 때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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