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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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재무제표와 같이 단기적이고 정량적 지표가 아닌 장기적이고 정성적 요소에 초점을 두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 ‘다보스 선언 2020’을 통해 기업 성과는 주주에 대한 수익뿐 아니라 ESG를 달성했는지도 투명하게 측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ESG를 비관세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 세계인의 불안감이 커지고 조 바이든 정부가 기후전략, 사회정의, 평등, 기업투명성 등 ESG 경영에 부합하는 정책을 제시하며 ESG 경영은 올해 기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국가적인 제도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럽 기업은 이미 NFRD(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를 통해 비재무적 정보를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2030년부터 ESG 정보 공시를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의무 적용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나 옥스퍼드대학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ESG를 도입한 기업은 자본조달이 훨씬 용이하며 리스크를 낮추고 재무 성과는 물론 주가에도 긍정적이었다. 이처럼 기업의 필수 경영전략인 ESG 경영의 중요성은 점차 강화돼 앞으로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ESG 경영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가 절실하다. 정량적 숫자가 아닌 정성적 요소를 평가하기에 세계 각국은 ESG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고 기업 간에도 해석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ESG를 평가하는 기관이 600개가 넘고, 심지어 같은 기업도 기관에 따라 최대 5단계까지 차이가 난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연합(EU)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42%는 자신들은 친환경이라고 얘기하지만 거짓이거나 과장됐다고 한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ESG를 CSR와 같은 개념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민연금은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ESG의 원칙을 만드는 ‘룰 메이커’가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국제기구, 투자기관, 금융기관으로부터 시작된 ESG 바람은 어느새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을 넘어 스타트업에도 빠르게 확산되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해부터 부쩍 ESG를 강조하며 주요국 정부에 ESG 정보 공유, 글로벌 스탠더드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3대 신용평가사도 ESG를 평가의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ESG 경영의 확산은 스타트업에 엄청난 기회이면서 동시에 아주 심각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벤처캐피털, 사모펀드를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들이 ESG를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핀테크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주요 투자 대상에 ESG 스타트업이 추가됐다. 하지만 확실한 개념의 정립이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남들이 하니까 마지못해 흉내만 내며 ‘ESG 워싱(위장 ESG)’을 하는 기업이 될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 위기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인지는 우리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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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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