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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 2014년 암환자 B씨는 미국에서 수십억원의 치료비를 내고 투병생활 중이었다. 자식을 살리려던 B씨의 어머니는 한방 암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의 한의사 A씨를 찾았다. A씨는 "병원 항암치료는 독이고 아들을 죽이는 것이다. 모든 것을 끊고 내가 보내준 약을 먹어야 한다"며 치료를 호언장담했다. "설사나 구토를 하면 독이 빠지는 것으로 증상이 안 좋아 보이는 것은 회복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했다. A씨는 "내가 조제한 약을 한달 만 먹으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 할 것"이라고 했지만, B씨는 약을 먹은 지 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특수약'으로 암을 고칠 수 있다며 절박한 심정의 말기암 환자들을 속이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게 한 한의사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의 치료술은 정작 한의학 원리와도 거리가 멀고,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하는 한방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사기 및 의료법 위반,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4~2015년 말기암을 치료할 특수약을 개발했다며 암환자들을 속여 독성 약재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특수약을 쓰면 고름덩어리를 대변으로 뽑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약을 팔아 수억원을 챙겼지만, 처방한 약은 암세포를 파괴할 효능을 보이긴 커녕 오히려 약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당시 한의사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고, 실제로 그의 치료를 받은 암환자 일부는 병세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


법정에서 A씨 측은 "한방이나 양방에서 사용하는 약재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독성을 띠고 있다"며 "처방한 약에서 일부 독성물질이 일부 검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암환자들에게 효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 "한의사면허 취소 상태에서 환자들을 진료한 것은 그들의 건강이 위독할 때 도움을 준 행위에 불과해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암 치료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에 편승해 비합리적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이라며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약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을 암이 치료되는 과정이라고 속이며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해 망인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그의 형량을 1심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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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용한 ‘혈맥약침술’은 링거를 통해 다량의 약침액을 정맥에 주입한 것으로 한의학적 침술에 의한 효과가 없거나 미미했다"며 "한의학의 원리와는 거리가 멀고, 한의사의 면허범위 내에 속하는 한방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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