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대학 절반 정원 줄인다…정원 외 전형도 손질(종합)
권역별 유지충원율 설정해 최대 50% 대학에 정원조정 권고
위험대학 3단계 구분해 개선조치 미이행하면 폐교명령
학부-대학원 정원조정비율 개선, 동일 법인 대학 정원 조정 도입 등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교육부가 5개 권역을 나눠 정원 유지충원율이라는 기준을 정해 권역마다 최대 50%의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 정원 외 전형까지 포함해 정원 총량 관리 계획을 제출하고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위험 대학'을 3단계로 나누어 관리하고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 폐교 명령을 내린다.
20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교육·재정 여건이 부실한 한계대학은 구조개혁을,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에는 적정 규모화를 스스로 설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들이 기본역량 진단을 통해 올 8월 자율혁신 대학으로 선정되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 대학혁신지원 사업비를 받고, 내년 3월까지 적정규모화 개혁을 포함한 자율혁신 개혁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원 내외를 포함한 총량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자율혁신 대학을 대상으로 유지충원율을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지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3월 기준 2021학년도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총 4만586명이 미충원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2024학년도까지 대학입학연령(만18세)이 입학정원에 못 미치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해 대입정원 47만4000명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24년 입학인원(37만3000명)이 10만명 가량 부족하다.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대학은 비수도권이 75%였고 유형별로는 전문대가 59.6%를 차지했다. 일반대보다 전문대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지역의 충원율이 더 저조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수도권 일반대(99.2%) ▲비수도권 일반대(92.2%) ▲수도권 전문대(86.6%) ▲비수도권 전문대(82.7%) 순이다.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 역시 입학정원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교육·재정이 양호한 대학도 정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유지충원율 설정해 감축 유도…내년 5월 공개
우선 교육부는 유지충원율을 권역별로 설정해 정원감축을 유도한다. 유지충원율이란 대학이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말한다. 지역 여건과 자체 정원 조정 규모 등을 고려해 권역별로 30~50% 대학에 감축을 권고한다. 교육부는 오는 10월 유지충원율 지표와 산정방식을 확정해 내년 3월 중 대학별로 자율혁신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5~6월 중 유지충원율 기준이 공개된다.
정원 외 전형도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한다. 올해 정원 외 전형 신입생은 4만5000명이었고 수도권 소재 대학 입학생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수도권 정원 외 전형으로 학생들이 몰려 지방대 충원난이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따. 아울러 정원 외 전형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도록 일부 전형에서는 정원 내 선발로 전환·개선도 추진한다. 다만 교육 여건이 양호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회배려대상자나 외국인전형 등은 정원 내로 흡수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작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차관은 "(유지충원율을)어느 권역에 몇 퍼센트로 정하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지역 혁신 생태계 관점에서 지역대학의 역할도 계속되어야 한다"며 "정원 내뿐만 아니라, 정원 외를 합친 총량 관리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수도권 대학들도 적정하게 (정원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은옥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정원 내는 유지충원율 기준으로 정원 관리를 하고, 정원 외는 별도로 전체적으로 정원 외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이나 일부전형에 대해서는 정원 내로 흡수하는 방안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부-대학원 정원 조정 비율 개선…한계대학은 집중관리
대학들이 요구해왔던 정원 조정을 유연화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연구 역량을 강화하려는 대학에는 학부와 대학원 간 정원조정 비율도 개선한다. 현재는 대학원 석사 정원을 1명 늘리려면 학부 정원 1.5~2명을 감축해야 한다. 이 기준을 조금 더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동일 대학 법인 간 정원을 조정해 학과개편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입학 정원 일부에 대해 모집을 유보할 수 있도록 '모집 유보 정원제'를 도입하고, 같은 법인 소속 대학 간 정원 조정도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평생직업교육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대학이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으로 정원을 전환하면 유지충원율 점검 때 일정 비율을 정원 감축 실적으로 인정한다.
정 차관은 "강점 있는 특화 분야에 집중해서 대학발전 전략을 수립한다든지, 대학이지만 평생학습 수요자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지역사회·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서 배출하거나, 또 재교육·향상교육 등을 통해서 지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찾는 방식으로 정원 관리를 해나가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이 어려운 '한계대학'은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한계대학은 전임 교원 확보율,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이 기준에 못미치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자금 유동성 등이 열악한 대학을 말한다.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부실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재정위험대학 중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명령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대학 결산자료를 평가해 재정위기 수준에 따라 위험대학을 3단계로 구분해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폐교명령을 내린다. 폐교·청산을 위해 체불임금을 우선 변제할 수 있는 청산융자금 지원, 폐교자산·매각을 위한 통합관리 시스템도 내년에 구축한다. 폐교부지 활용방안이나 토지용도변경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국립대학법 제정 추진…연합대학 구축 지원
교육부는 수도권-비수도권, 일반대-전문대 간 개방·공유·협력을 유도하는 대학혁신지원전략도 제시했다. 재정확충을 위한 일반재정지원 확대·개편, 세제감면확대, 교육용 기본재산 임대허용 완화 등을 추진한다. 대학과 지자체가 지역인재 양성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역혁신플랫폼’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혁신플랫폼 지역 중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을 지정해 최대 6년간 맞춤형 규제 특례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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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의 경우 수도권 대학이나 국립대 법인 수준으로 재정지원을 확충하고 운영 자율성·책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연내 ‘국립대학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립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교육혁신체제(연합대학)’ 구축을 지원하고 대학별 특성화분야를 기반으로 학사를 공동운영할 수 있게 지원한다. 권역 내 국립대들이 공동 발전전략과 대학별 특성화계획을 수립해 학사구조 개편이나 기능을 재조정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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