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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시대] 세계 중앙銀 '경고'외엔 속수무책…신흥국은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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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시대] 세계 중앙銀 '경고'외엔 속수무책…신흥국은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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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옥수수 40% 이상 급등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이어

원자재까지 투기자금 쏠려


고용지표 불안, 코로나19 불확실성

각국 중앙銀 제로금리 수준 유지

위험 부담은 투자자 감수할 몫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은별 기자] ‘주식·부동산·가상화폐·구리·철광석·목재….’


실물, 가상 가릴 것 없이 자산가격이 치솟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거진 이후 1년 이상 제로(0) 수준 금리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돈이 넘쳐나다 못해 원자재에까지 투기성 자금이 쏠린 데다 경기회복으로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문제는 ‘버블(거품)’ 조짐이 뚜렷한데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고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의 중앙은행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론이고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 등도 자산시장 급등에 대해 경고만 할 뿐 제로 수준의 금리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리를 올려 대응할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백신 보급률도 낮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알면서도 거품을 키우는’ 형국이다. 거품이 커지는 동안 위험 부담은 투자자 개인이 감수해야 하는 노릇이다.

구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구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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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옥수수 40% 이상 급등

1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다롄거래소의 철광석 선물 가격은 올 들어 43% 올랐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철광석 수요가 늘었는데, 중국이 철광석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호주와의 긴장 관계가 극에 달하며 공급이 불안정해 가격이 올랐다. 세계 2위 철광석 생산국인 브라질 역시 코로나19와 폭우 탓에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고 10일에도 중국·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의 단기 급등세를 수요 회복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투기 세력이 버블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우한 텐펑선물의 우시핑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가격 상승은 대부분 투기적 거래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소재 네비게이트 코모디티의 아틸라 위넬 이사도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가상화폐처럼 철광석 선물을 거래하고 있다"며 "펀더멘털이 아닌 모멘텀에 기대 매수하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구리 선물 가격도 최근 1만달러를 넘어서며 2011년 2월(1만190달러)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소폭 하락하며 1만382달러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7766달러)과 비교하면 33.7% 상승했다.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실물경제를 판단하는 데 유용한 경기 선행지표로 쓰인다. 다만 최근 구리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구리가 전기차, 풍력발전 등 향후 친환경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투기적 수요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곡물가격 역시 급등세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10일 기준 부셸당 7.73달러로 올 들어 50% 넘게 뛰며 곡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주택 개량 수요가 늘자 목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10일 미국 목재 선물가격은 1TBF당 1575.6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네 배나 오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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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일부 자산가격, 기준 웃돌아" 경고만

자산·상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은 경고의 목소리만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하고, 최근에는 인도발(發) 변이가 확산할 우려가 있는 데다 백신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발간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주식과 다른 위험자산들의 가치가 지난해 11월부터 올랐으며 일부는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며 "낮은 국채 이자율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자산의 가격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서 더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위험 선호 현상이 꺼지면 자산가격은 상당히 하락하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요원하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투자은행(IB)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3개 IB 중 가장 많은 5개 IB가 2023년 하반기가 돼서야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3개 IB 중 가장 빠른 금리인상을 점친 곳의 응답도 ‘2022년 하반기’였다. 최근 물가가 상승하면서 조기 금리 인상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데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 상황을 경계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강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닷컴 버블과는 달리 전 분야에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면서도 "전례없는 통화·재정부양책이 물가와 자산가격을 급등시킨다면 상당한 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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