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특허권 포기 불가 방침 미 정부에 전달
특허 포기 압박도 확산‥바이든 정부 고민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가 지난 23일 우르줄라 폰 데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벨기에 소재 자사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가 지난 23일 우르줄라 폰 데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벨기에 소재 자사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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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특허를 공개해 전 세계 국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에 대해 미국 제약사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이로운 일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인도의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백신 특허 공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주요 외신은 25일(현지시간) 백신 제조업체들이 미국 무역 대표부(USTR)·백악관 관료와의 비공개 회의에서 백신 제조와 관련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하면 중국 및 러시아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백신 제조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제약사들은 전세계적인 백신 보급 지연 이유가 제조 병목 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무역기구(WTO)는 지난해 10월 각국이 전염병 관련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을 일시적으로 무효화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제안했고 전세계 60여 개국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백신 개발 및 제조국인 영국, 유럽연합(EU), 스위스와 함께 WTO의 제안에 반대했지만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상황이 묘하게 달라졌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가 백신 제조 특허 일시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때문이다.


타이 대표는 최근 WTO 연설에서 "시장이 개발 도상국의 건강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는 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이를 반영해 무역 규칙에 어떤 수정과 개혁이 필요할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백신 제조업체는 타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 측에 노골적인 불만도 표했다.


미 제약사들은 mRNA 백신 기술의 유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기존 백신 제조 방식과 차별화된 새로운 기술인 데다 혈전 등 부작용도 두드러지지 않은 만큼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mRNA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mRNA 기술이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해당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신 특허를 포기하라는 압박은 미국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특허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175명의 전 세계 지도자와 노벨상 수상자들도 백신 특허 포기를 미국에 요구했다. 진보적 소비자단체인 퍼블릭시티즌스 글로벌 트레이드 워치 등 시민단체도 200만명이 서명한 특허 포기 청원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분쟁이 합의로 마무리되도록 압박한 것도 백신 특허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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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와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배터리 지적 재산권 분쟁에 대한 ITC의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백신 특허 중단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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