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1순위' 싱가포르 헹스위킷 부총리, 차기 총리직 포기
예상 밖 발표…싱가포르 총리 후계자 선정 차질 빚을 듯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에 이어 싱가포르를 이끌 지도자 후계 1순위였던 헹스위킷 부총리가 차기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헹 부총리는 리 총리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더 젊은 사람이 싱가포르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직 총리들의 취임 시기를 고려하면 나의 나이는 상대적으로 높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재건할 인물이 차기 총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그의 나이는 59세다.
이날 리 총리는 브리핑에서 "헹 부총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2주 후 개각을 통해 헹 부총리가 재무장관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2025년 선거 전까지 새 후계자를 물색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리 총리는 올해 나이가 69세로 70세가 되는 다음 해에 총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후계자 1순위로 꼽힌 헹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헹 부총리가 이를 거절하면서 후계 작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싱가포르는 현직 총리 퇴임 수년 전부터 후계자 물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여당인 인민행동당(PAP)에서 젊은 정치인들로 구성된 이른바 4세대 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헹 부총리의 발표는 예상 밖"이라며 "지도부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국민이 우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헹 부총리가 차기 총리직을 포기한 데에는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이 사실상 패배한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이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가져갔지만, 야당인 노동자당(WP)은 사상 처음으로 10석을 넘기며 55년 만에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사실상 1당 체제인 싱가포르에서 여당의 승리는 기정사실로 됐음에도 야당이 의석을 대폭 늘린 데에 여당이 상처뿐인 승리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시아리서치연구소 브리젯 웰시 분석가는 "지난 총선 결과는 헹 부총리가 차기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국민의 여론이 담겼던 것"이라며 "이에 여당은 지도부 개편을 모색해왔고 헹 부총리의 차기 총리직 포기가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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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총리 후계자 선정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싱가포르 정국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진 탄 싱가포르매니지먼트대의 교수는 "(헹 부총리의 차기 총리직 포기)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후계자를 다시 선정하는 데 있어 향후 몇 년이 싱가포르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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