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치만 있고 경찰은 없는 자치경찰제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오는 7월1일 전면 시행되는 자치경찰제를 앞두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검경 수사권조정 등으로 막강한 권한이 경찰에 집중되면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분산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가경찰은 수사 업무를 담당한다. 자치경찰은 생활안전·경비·교통 업무와 가정·학교폭력 등 생활과 밀접한 사건 일부를 수사할 수 있다.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지만 일선에서 자치경찰제가 족쇄가 될까 두려워한다. 자치경찰이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일반 생활불편 신고처리 업무를 떠안을 수 있어서다.
자치경찰제 시행 전 각 시도는 자치경찰 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경찰청은 표준 조례안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자치경찰 사무의 범위를 정할 때 ‘광역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뒀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이를‘들을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꿔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현직 경찰관들은 이 문구 탓에 경찰청장과 협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충북경찰청 산하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1인 시위를 벌이며 "도는 자치경찰이 아니라 자치노비를 원하는 것이냐"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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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자치경찰은 지휘·감독하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치안현장을 잘 이해하는 경찰 출신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위원회 위원 7명 모두를 시도지사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자치경찰에 대한 복지·처우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경찰청 직장협의회는 "자치경찰 사무 담당 경찰관의 사기 진작 및 형평성 등을 고려해 서울시 소속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복지 혜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기준 서울경찰의 복지 포인트는 기본 40만원, 서울시는 기본 150만원이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는 결국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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