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이제 열흘 쯤 남았다. 4.7 재보궐선거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11개월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변동의 방향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보궐선거 직후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오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비로소 명실상부한 당 지도부를 구축해야 한다.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주도권은 물론 야권 전체의 재편에도 무게추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승리에 탄력을 받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강세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거의 20%포인트 안팎까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단일화 게임’을 통한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 된 것이며, 동시에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이 오 후보 쪽으로 쏠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바꿔 말하면 오 후보가 어떤 정책이나 역량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 올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것은 중요한 포인트다. 지금의 지지율이 그대로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근거인 셈이다. 작은 변수에도 얼마든지 판이 뒤바뀔 수 있다. 앞으로 열흘, 선거정치에서는 결코 짧은 기간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숨은 표심 즉 ‘복병’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잘 알려진 대로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에서의 ‘이미지 효과’가 대세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응답률도 매우 저조하다. 따라서 지금의 여론조사만으로 투표결과까지 예상하는 것은 너무나 무리다. 이런 점에서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 경선을 해서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것도 선거정치에는 ‘넌센스’에 가깝다. 아무리 정치의 수준을 혹평하더라도 선거는 ‘쇼’ 이상의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정치적 의사를 애써 드러내고 싶지 않는 사람들은 제외될 수밖에 없다. 설사 여론조사에 응하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그대로 말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치의식이 비교적 높은 우리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게다가 우리처럼 선거 정치가 ‘진영 대결’로 압축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 여론조사에선 진실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주로 어떤 사람들이 여론조사에서 스스로를 제외시키며, 설사 여론조사에 응하더라도 진실대로 말하지 않은 사람들은 주로 누구인지를 짚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크게 세 부류로 추론해 볼 수 있다. 먼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만 최근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다. 여론조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다. 선거 정치를 ‘게임’으로 풀어가는 행태에 대한 강한 거부다. 여론조사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로는 철저한 중도 성향의 사람들이다. 찍을 곳이 없으니 여론조사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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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세 부류를 종합해 본다면 대략적인 결론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숨어있는 표심 이른바 ‘샤이 중도·진보층’이 넓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선거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각 당의 선거 전략도 비교적 간명하다. ‘샤이 중도·진보층’을 투표장으로 견인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집에 머물게 할 것인가의 싸움이다. 따라서 ‘사이 중도·진보층’을 움직이게 하는 정책과 공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가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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