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공시 규제 강화해도 일부 조합은 여전히 누락
동일인한도 초과 등 대출규제 위반해 철퇴받는 곳도
건전성·실적 악화에도 70%대 고배당 잔치

사라지지 않는 상호금융권 '모럴해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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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의혹 당사자들이 상호금융기관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정부와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방안을 마련키로 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시행했던 상호금융 제도 개선방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건전한 영업과 불법 관행 근절을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경영공시 강화 방안을 지키지 않는 조합이 다수 발견됐다. 금감원은 2019년 “개별조합에만 공시하면 접근성이 낮고 활용도도 미흡하다”며 정기·수시공시 모두 조합·중앙회 홈페이지에 동시 공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협중앙회 조합 중 이를 지킨 조합은 죽변수협·울릉군수협·대천서부수협·욕지수협 4개뿐이다. 전체 95%(87개)는 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경영공시를 아예 생략한 조합도 있었다. 추자도수협의 경우 지난해 경영공시 파일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첨부한 링크는 ‘찾을 수 없다’는 표시가 떠 지난해 경영사항을 알 수 없다. 김해시산림조합은 2018년부터 상반기 경영공시를 올리지 않고 결산 공시만 올리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의 주문과 규제강화대책에도 상호금융 중앙회의 미온적인 태도로 현장 규제가 충실히 적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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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주무 부처가 쪼개져 있어 감독이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1차적으로 중앙회가 감독 제재권을 가지고 있고, 금감원은 신용사업 일부를 제외하고는 권한이 없어 관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실경영으로 금융당국 제재받고, 경영악화에도 '배당 잔치'

일부 상호금융 중에서는 규제·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악용해 부실 대출 및 방만 경영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 곳도 허다했다. 경남 율곡지역의 A농업협동조합은 지난해 동일인 대출 한도 취급 한도를 최고 48억1700만원 넘긴 것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임직원 직무정지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이 조합은 대출 취급 시 자금의 용도와 소요 금액 및 기간, 상환능력을 따져 적정금액을 지원해야 함에도 차주 3명에게 부동산개발사업 용도로 대출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지역의 나주신용협동조합은 소속 임직원 4명이 규정을 어기고 본인과 배우자 명의를 이용해 근린상가와 대지 등을 담보로 대출 8건을 취급한 것이 금감원에 적발됐다. 이 조합은 본인 및 제삼자 명의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동일인 최고한도를 최대 17억4000만원 초과했고, 비조합원 대출한도 역시 128억4100만원을 초과 시행했다. 현재 상호금융조합은 동일인에게 자기자본의 100분의20 또는 자산총액의 100분의 1 중 큰 금액의 범위 안에서 정하는 한도를 초과해 대출할 수 없다. 일부에 대출 쏠림을 막아 조합의 건전성을 지키려는 취지다.


건전성과 실적 악화에도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는 곳도 있었다. 경북지역의 한 신용협동조합은 지난해 상반기 총자본비율(BIS) 비율이 6.72%다. 15%에 달하는 국내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인 데다, 은행 규제 비율(10.5%)보다 낮다. 상호금융권이 규제받는 총자산 대비 순자산비율은 2.8%로 전년보다 0.06%포인트 감소해 규제 수준(2%)을 간신히 웃돌았다. 하지만 배당 성향은 2018년 73.3%에서 2019년 74.9%로 올라 꾸준히 70%대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각종 지표가 개선된 금융지주사도 배당성향을 20%로 제한받는 상황에서, 경영상황이 악화된 상호금융이 배당성향을 대폭 늘린 것이다.


서울의 한 신협은 당기순이익이 3억3700만원으로 5억700만원이던 1년 전보다 1억7000만원(33.47%) 줄었다. 이자수익은 85억3900만원(-12.37%), 영업수익은 93억(-11.95%)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배당 성향을 55.5%에서 76%로 20%가량 대폭 인상했다.


현재 상호금융의 건전성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대출 연체율은 2.02%에 달했다. 1.71%였던 직전년도보다 0.31% 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이후 상호금융 대출 연체율이 2%에 접어든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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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상호금융권의 통일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수목적은행이라는 이유로 감독과 규제의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호금융도 일반적인 금융기관의 역할을 하므로 법적으로 통일된 규정을 가질 수 있도록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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