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신도시 생길 때 들어와서 단 한 번도 이사한 적 없어요. 그런데 공시가격이 30% 넘게 올라 몇년 뒤면 종합부동산세까지 내게 생겼으니 누가 수긍하겠어요."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 아파트에 3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는 한 입주민의 하소연이다. 소득이라고는 국민연금과 자식들이 다달이 보태주는 생활비가 전부인 그는 "왜 정부정책 실패로 치솟은 집값의 책임을 국민이 떠안아야 하느냐"고 토로한다. 그는 25일 아파트에서 추진 중인 공동주택 공시가격 집단 이의신청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공시가격이 공개된 이후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급등한 집값이 공시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 강남권 부자 아파트들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종부세는 서울 전역으로 번졌고, 공시가격이 평균 70% 가량 오른 세종시는 그야말로 보유세 폭탄을 떠안게 됐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수백만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됐으니 집단 이의신청에 나서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1주택자는 재산세가 오히려 줄었다’며 해명한다. 강남에 고가의 주택을 여러채 보유한 다주택자의 특수한 사례를 과도하게 부풀려 일반화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강북권에서도 서민 아파트가 밀집된 홍제동·창동까지 집단 이의신청을 검토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지난 17일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가격을 인하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는 26일 현재 1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작성자는 "현 정권 들어선 이후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기 시작했고,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은 결국 다 실패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더욱더 불타오르게 했다"며 "90% 이상이 세금감면 대상이니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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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집값 떨어지면 세금을 돌려줄 건가’, ‘팔지도 않을 집 한 채를 갖는 것도 부담이 되는 세상’이라는 서민들의 불만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시가격 급등과 집단 반발 현상이 현 정부의 부동산 성적표는 아닌지, 담담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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