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박원순 옹호 글' 쓴 임종석 향해 "도움 안 돼, 자제해 달라"
"피해 여성 상처 아물지 않은 상황"
임 전 실장 "박원순 열정까진 매장 말아야" 촉구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앞으로는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박 후보는 앞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자 "진심으로 사과 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박 후보는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쓴 글에 대해 "개인적 표현의 자유를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면서도 "피해 여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을 자제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의 글이 여권 지지층 결집용이라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는 "도움 안 된다"고 일축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전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호텔 밥 먹지 않고 날 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라며 "운전을 하다 보면 자주 박원순을 만난다. 유난히 많아진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속도 제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제한 속도 50에 적응하지 못해 수시로 울리는 경고음을 들을 때마다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라고 그리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라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의 이 같은 글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이 불거졌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2차 가해로 인한 고충을 토로한 상황에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 전 실장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어떤 이유로 치러지는지 모르지 않을 터인데 선거를 목적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라며 "민주당은 즉각 2차 가해를 중단하라"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A 씨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듯 전임 시장에 대해 박수치는 사람들의 행동에 무력감을 느낀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제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서 과연 누구를 용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직면한 현실이 두렵다"며 "피해호소인 명칭과 사건 왜곡으로 극심한 2차 가해를 묵인하는 상황들은 처음부터 모두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피해자를 향해 "참 힘든 하루였을 거라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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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가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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